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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북출신과 결혼하면 64분 가사노동 더한다

중앙일보 2015.10.30 11:30

경북 출신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인천에서 태어난 남성과 결혼한 여성에 비해 하루에 가사노동을 한시간 이상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30일 서울대에서 연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서울대 이철희(경제학)교수 등이 '부모의 남아선호, 성역할 태도와 가사분담'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의 요지는 남아선호 관념이 강한 지역에서 출생한 남성은 남아선호가 덜한 지역 남성에 비해 전통적인 성역할 태도를 지닐 확률이 높다. 이는 가사노동 배분에도 그대로 반영돼 보수적인 지역 출신의 남성일수록 가사노동에 소홀하다. 여성이 그만큼 더 가사노동을 한다는 얘기다.

지역별 남아선호는 1990년대 초·중반의 출생성비로 측정했다. 이 시기에 성감별 기술이 보급돼 성감별로 낙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91~94년 출생성비가 115인 지역에서 태어난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출생성비가 105인 지역의 남성과 결혼한 여성에 비해 하루에 34분 더 가사일을 했다. 출생성비는 여아가 100인 태어날 때 남아의 출생 수를 말한다. 이 기간 정상적인 출생성비는 103~107이었다.

90년 출생성비를 기준으로 보면 경북은 출생성비가 131인이고, 인천은 112인이었다. 이 기간 경북에서 태어난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인천 남성과 결혼한 여성에 비해 64분을 더 가사노동에 신경을 써야 했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더 가까운 남편이 있는 가정일수록 아내의 가사노동은 늘어났다. 하지만 아내의 문화적 배경이나 주관적인 성역할 인식은 가사노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개방적이든 보수적이든 상관없이 아내는 가사일을 일정 수준 한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 못지 않게 남편의 성역할 태도가 변해야 남녀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정상 성비를 회복했다"며 "따라서 남아선호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남녀불평등도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윤자영 연구위원은 '일 중독 측정과 결정요인'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가운데 6.7~7.2%가 일 중독자로 판명됐다. 윤 연구위원은 '다른 삶의 영역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 심각한 일 강박을 보이는 근로자'를 일 중독자로 규정했다.

일 중독자로 분류된 사람은 '일과 가정 간의 갈등' '업무 완벽주의' '일 중독' '일이 없으면 불쾌감' '일 없으면 금단증상'을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일수록 일 중독자가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에 많았다. 또 별거·이혼·사별을 겪거나, 임금이 높을수록 일 중독에 빠졌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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