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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땅 기여금 강남구 우선 … 신연희 구청장 주장 근거 약해”

중앙일보 2015.10.29 01:54 종합 8면 지면보기
대중교통 이용량에 따라 크게 6개로 나눠진 서울의 생활권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문가가 본 ‘교통 생활권’
도시 속 ‘저소득층 섬’생겨
접근성 높이고 주거 개선을

  잠재적 주거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기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직장이나 교육 여건이 주택 수요를 좌우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생활권은 잠재적 주거 수요를 추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도시 계획·부동산 정책 등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활권의 개념은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1조7000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놓고 불거진 ‘강남특별자치구’ 논란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강남구 개발로 얻은 기여금인 만큼 강남구에 우선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KAIST 이원재 교수는 “강남 3구뿐만 아니라 한강을 넘어 광진·성동·중랑구까지 총 10개 자치구가 강남권으로 묶이는 상황에서 강남구의 우선권을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생활권별로 정치적인 동질성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여론조사를 할 때 서울은 정치적 특성에 따라 6개 권역으로 나눠 표본을 만드는데 생활권 구분과 80%가량 일치한다”며 “생활권별로 정치적 동질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6개 생활권 안에 있는 소규모 생활권에 대해선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이유로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거주지가 생기고 이곳을 둘러싼 사회·공간적 경계가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KAIST 김정민(박사과정) 연구원은 “거대 도시에서 발생하는 주요 문제 중 하나인 게토화(ghettoisation)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역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규모 생활권 지역에의 접근성을 점진적으로 높이면서도 해당 지역 주거비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가 진행 중인 생활권 조성 계획과 관련해선 “지역 간 대중교통 이동량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서울을 크게 5대 생활권으로 나누고 생활권 내부에 행정동을 2~3개씩 묶어 소(小) 생활권으로 만드는 작업을 2013년부터 벌이고 있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구 단위 행정구역 구분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이동 행태 등을 분석해 보다 정밀하게 생활권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제·김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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