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충남 청양군 상수도정수장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지하수 유입량을 확인하고 있다. 청양군은 자율절수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관정 4개를 재가동하고 매일 2000㎥의 지하수를 뽑아내고 있다. 이 물은 보령댐에서 보내온 물과 합쳐져 청양군민 3만2000여 명에게 공급된다. [청양=프리랜서 김성태]

말라가는 한반도 <하>
20년 묵은 노후 상수도관 많아
보령댐서 8개 시·군 보내는 물
하루 16만㎥ 중 4만㎥ 버려져
전체 물 공급량 중 제대로 공급돼 요금을 받는 유수율도 8개 시·군은 평균 64.5%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84.2%보다 19.7%포인트, 충남 평균 유수율(77.9%)보다 13.4%포인트 낮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충남 서북부 지역 유수율을 85%까지 높이기 위해 상수도 시설 개량사업 예산 134억원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보령댐에서 8개 시·군으로 보내는 물 공급량은 하루 평균 16만1800㎥. 이 중 누수로 인해 4만450㎥의 물이 새고 있다. 누수율을 도내 평균인 15.7%까지만 낮춰도 하루에 1만5050㎥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충남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 상수관로는 2224㎞. 교체 비용만 2048억원이 필요하다. 비용은 모두 각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 박상목 예산군 예산팀장은 “관내 상수도관을 모두 정비하려면 280억원이 들어가는데, 1년 예산 4300억원 중 가용예산이 400억원에 불과해 매년 조금씩 정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근 서산시는 2006년부터 상수도 관리를 한국수자원공사에 위탁하면서 누수율을 28.5%에서 13.9%까지 낮췄다. 이에 예산군도 2012년 위탁운영을 시도했지만 공무원노조가 “수도요금이 인상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하지만 서산시 수도요금은 위탁 이후에도 큰 변함이 없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신규 투자를 통해 누수를 줄이면 생산단가를 낮추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만 전국에서 상수관 누수로 6억5600 의 물이 손실됐다. 팔당호 저수량 2억5000만㎥의 2.6배 수준이다. 누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매년 5200억원에 달한다. 공주대 정상만(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서울과 충남 시·군의 누수율 차이는 자치단체장이 물 관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라며 “중앙정부에 매달리기 전에 선심성 사업을 줄이고 노후관 교체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령·세종=신진호·김민상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1㎥=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인 부피의 단위다. 1㎥는 1000L다. 섭씨 4도인 물 1㎥의 무게는 1t이다. 이 때문에 ㎥와 t이 함께 쓰이지만 물의 양은 부피의 단위인 ㎥로 표시하는 게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