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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임지영 발랄한 앙상블, 백양로 수놓다

중앙일보 2015.10.29 01:03 종합 2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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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클래식 전용 공연장 ‘금호아트홀 연세’가 문을 열었다. 연세대 백양로 지하 1층에 자리 잡았다. 실내악 연주의 새 명소가 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100억원을 기부하고 연세대가 50억원을 들여 2014년 첫 삽을 떴다. 영국의 다국적 그룹 Arup(에이럽)이 음향 컨설팅을, 국내 업체인 OSD가 시공을 맡아 1년여 만에 완공했다. 연세대가 운영을 담당하되 자리가 잡힐 때까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컨설팅을 맡는다.

‘금호아트홀 연세’개관 연주회
390석 규모 … 로비엔 미디어 파사드
무대 넓고 천장 높아 음향 흩어져
“연주자 개성 불어넣을 튜닝 필요”


 27일 밤 개관연주회가 열렸다. 올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2위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새 홀의 첫 무대를 수놓았다. 홀까지 승용차 접근이 용이했다. 분수대가 있는 연세대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아트홀 로비로 통했다. 로비 벽에는 영상을 중계하고 연주정보를 게시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됐다. 이 공간의 음향까지 배려했다. 6개의 개인·단체분장실, 공연장과 동일한 음향환경의 리허설룸을 갖췄다.

 좌석 규모는 390석. 광화문의 금호아트홀과 같다. 홀 내부는 훨씬 넓었다. 천장이 높고 좌우도 길어 보였다. 바닥은 나무로 되어 있었지만 고양아람누리 하이든홀에 비해 연주에 방해되는 소리가 덜 났다. 무대에 설 수 있는 최대 인원은 24명으로 체임버 오케스트라 규모의 연주가 가능하다.

 임지영과 손열음의 첫 곡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바이올린의 날카로운 부분이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홀 안에 공기가 많이 느껴지는 음향이었다. 무대가 더 확장된 느낌이었고, 음향의 캔버스가 기존의 금호아트홀보다 큼직했다. 그에 비해 음상(音像)이 또렷하게 잡히지 않아 아쉬웠다. 서정적인 2악장이 지날수록 기지개를 켜듯 음향이 살아났다.

 이어진 그리그 바이올린 소나타 3번에서는 저돌적인 임지영의 특징이 잘 드러났다. 1악장이 대하드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러나 새 공간에 적응이 덜 된 듯 서먹서먹한 사운드였다. 손열음의 피아노와 맞닿는 바이올린의 접점을 느낄 수 없었다. 바이올린의 날카로운 고음은 많이 중화되었지만 피아노의 음향은 여전히 선명하지 못하고 물 먹은 듯 번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점차 안개가 걷혔다. 예뇌 후바이의 ‘카르멘 판타지 브릴란테’는 이날 가장 만족스러운 연주였다. 두 연주자의 색채가 뚜렷하게 잘 드러났다. 앙코르는 크라이슬러의 ‘아름다운 로즈마린’. 두 연주자는 긴장을 푼 채 음악을 마음껏 즐겼다.

 오디오평론가 박제성씨는 “홀의 음향이 모니터 스피커로 듣는 듯한 직접음에 가깝다. 표정과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음향 튜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이루리씨는 “개관 전 두 달 동안 다양한 악기로 홀 톤을 조율했다. 개관음악제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속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관음악제는 다음달에도 계속된다. 11월 4일 DG 전속 만돌린 음악의 거장 아비 아비탈, 10일 두 팔 없는 장애를 뛰어넘은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 15~16일 연세대 음대와 도쿄예술대 교수·학생들의 특별 무대가 선보인다. 배우 손숙·김소희의 낭독과 피아니스트 조재혁 등 한·일 연주자들의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음악 무대 등이 이어진다. 02-6303-1931.

류태형 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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