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수아 영국박물관 한국담당(左), 이정희 베를린 자유대 학과장(右)
유럽 한국문화재 활용 포럼 참석
현수아 큐레이터·이정희 학과장
그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이 26~28일 연 ‘2015 유럽지역 대상 한국문화재 활용 포럼’에 참석해 “행정 절차를 좇아 빨리빨리, 많이, 크게 등 외형에 치중했던 해외 박물관의 한국실 운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학과 시카고대학에서 동양미술사를 전공하며 한국미술사에 눈을 떴다.
“영국박물관 1년 입장객의 70%가 관광객이고 대부분이 한국실을 들릅니다. 그들이 보는 한국 유물이 곧 우리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작아도 야무진 구성을 만들어야죠.”
현재 영국박물관 소장 한국컬렉션은 약 4000점으로 아시아부에 1500점, 동전·메달부에 2500점으로 나뉘어 있다.
“초창기에는 한국 유물인 줄 몰라 중국이나 일본 유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 데 몇십 년이 걸린 거죠.”
이번 포럼에 독일어권 지역 전문가로 초청받은 이정희(60) 베를린 자유대학 동양미술사 학과장도 “중국이나 일본과 견주어 전시 면적이나 유물 규모 등 숫자만 따지는 기존 시각은 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스위스의 개인 및 박물관 소장 한국미술 컬렉션의 실체가 상당수 비공개로 묻혀 있기 때문에 양국 전문가들 사이의 협력이 시급하다고 했다.
“과거 한국 문화재 소장자들은 대체로 외교관과 학자, 제약회사 같은 기업의 한국 파견자들, 옛 한국휴전중립국감시위원단으로 활동했던 스위스 군인들이 많았어요. 제게 감정을 의뢰했던 분들과 친분을 쌓으며 컬렉션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죠.”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부탁한 건 제대로 된 한국미술 관련 영어책이다. 수업용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있는 것도 엉터리 번역이 많아 학생들 앞에서 난처할 때가 많다고 했다.
글·사진=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