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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정교과서 대표 필진만 공개 시사

중앙일보 2015.10.28 02:47 종합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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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2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최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돼 경질론이 제기된 황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의 명단 공개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35, 36명 중 대표적인 분은 이름을 국민께 알려드리고 나머지를 언제, 어떻게 공개할지를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서 논의 중”이라고 27일 말했다. 김정배 국편위원장이 나흘 전 “개인적으론 (공개)하고 싶지만 집필진이 ‘안 되겠다’고 하면 저도 따라야 한다”고 말해 명단 비공개 논란을 빚자 황 부총리가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명단 공개의 책임을 국편에 넘겼다. 국편이 주저하면 대표 필진만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연설 세 시간 뒤 브리핑
“교과서TF 범죄로 몰아가면 안돼”
김무성 “경질 주장 나올 만해”
황우여 “무겁게 받아들인다”


 그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왜곡이나 미화 교과서가 나오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한 지 세 시간이 지난 뒤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6, 27일 이틀간 서울 동숭동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에 몰려가 “교육부가 불법 비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국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농성을 벌이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을 때도 황 부총리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6일엔 하루 종일 세종청사에 칩거했다.

 황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TF와 관련해 “교육부의 역사교육지원팀 업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인력을 지원·보강한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듯이 범죄로 몰아가는 비정상적인 행태는 용납할 수가 없다”고 했다. 기자들이 야당 의원에 대해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고발 등 대응할 것인지를 묻자 “아직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는 주무 장관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는 지적은 새누리당에서 나왔다. 특히 국정화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황 부총리에 대한 경질론이 힘을 얻었다. 지난 26일엔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초기) 대응을 잘못했으니 교육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공개 주장한 데 이어 김무성 대표는 이날 “그런 주장이 나올 만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정당에서) 그런 주장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사실상 경질론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경질론에 대해 “곤란한 질문”이라고만 할 뿐 황 부총리를 적극 감싸진 않았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의 한 의원은 “국정교과서라는 민감한 이슈에 교육부 대응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황 장관은 이날 자신에 대한 경질론에 대해 “보다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는 교육부에 대한 채찍, 또 장관에 대한 걱정 있는 것을 제가 잘 안다. 무겁게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글=성시윤·김경희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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