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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이 하던 정수장 청소 혼자서 … 포항산 ‘서브클리너’ 떴다

중앙일보 2015.10.28 01:44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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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10m까지 잠수해 정수장 바닥을 청소하는 보급형 로봇 ‘서브클리너’. [사진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다음달 18일 포항의 실용 로봇이 사람 대신 정수장을 청소한다. 포항시 정수장 바닥에 기어다니면서 슬러지 등 오염원을 빨아들인다. 로봇이 수돗물 청결을 책임지고 나선 것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개발 성공
수중 바닥 10m까지 잠수 가능
1주일 걸리던 작업 3일로 단축
부품 국산화로 제조원가 줄여

 주인공은 키 75㎝, 몸 둘레 1m, 몸무게 100㎏의 청소 로봇인 ‘서브클리너’. 경북도 협력 연구기관인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제타크리젠·지엠텍㈜ 등 기업체 2곳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억원을 받아 개발했다. 홍영진(46)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사는 “서브클리너 두 대를 조립해 한 대씩 2주간 포항시 유강정수장과 경남 창원시 세아제강 냉각수로에 시범 투입할 예정”이라며 “몸에 카메라와 진공청소 장치, 이동식 스크루를 달고 수중 10m까지 잠수해 바닥 청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브클리너는 청소 로봇이면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대당 6000만원 선이다. 유사한 해외 청소 로봇은 최소 1억5000만원에 최대 3억원짜리도 있다.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2주간 시범 운영한 뒤 임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안마의자나 정수기처럼 서브클리너를 빌려주고 매달 임대료를 받는 식이다. 황희선(44) 책임연구원은 “모터 등 수입 부품을 국산화하고 로봇 몸체를 경량화해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브클리너의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개발 과정에서 사람과 로봇의 청소 능력을 비교 검증했다. 지난해 11월 포항 동부제강 냉각수로 2곳에 25명의 작업자와 서브클리너 1대를 각각 투입했다. 그 결과 작업자들이 바닥 슬러지를 청소하는 데 걸린 시간은 하루 8시간씩 1주일. 서브클리너는 같은 조건으로 정수장 바닥을 3일 만에 청소했다. 박상현(34) 연구본부 주임은 “사람이 정수장이나 냉각수로 바닥을 청소하려면 물을 다 퍼내야 가능하지만 서브클리너는 잠수 상태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브클리너는 다음달 9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DIPEC)에 참여한다. 수출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박철휴(55)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은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 보급형 로봇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봇=돼지우리를 청소하려면 장갑과 장화에 마스크까지 단단히 챙겨야 한다. 돈사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이런 고충을 해결할 돈사 청소용 로봇인 ‘피그펜케어(Pigpen-care)’를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피그펜케어에는 소독약을 분무하는 장치와 바닥을 쓸고 닦는 장치가 달려 있다. 가정용 로봇 청소기처럼 수시로 돈사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독약을 분사하고 바닥을 닦는다.

간호용 방역소독 로봇인 ‘메르스(MERS)’도 내년 하반기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메르스는 병원 한쪽에 멈춰 있다가 스스로 병실을 찾아가 방역·소독을 한다. 미래형 실용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이 중 수중 건설 로봇은 수심 2500m에서 파이프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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