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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에어컨에 힘 싣는 삼성전자

중앙일보 2015.10.28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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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삼성 AC 포럼’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천장형 에어컨 ‘360카세트’. [뉴시스]


삼성전자에서 에어컨 사업은 그저 그런 사업이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TV처럼 세계 1위에 올라있는 워낙 ‘대단한’ 사업이 많아서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엔 에어컨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약 3배 많은 100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겠다는 새 목표를 내놨다.

실외기 1대에 실내기 수십개 연결
원형 디자인 천장형이 1호 제품
매출 목표 3배로 … 유통사 인수도


 윤부근(62)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는 27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 AC 포럼 2015’를 열고 새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목표를 이룰 무기는 시스템에어컨. 일반 에어컨과는 달리 실외기 한 대에 수십 대의 실내기를 연결해 학교나 병원,빌딩과 같은 대형 건물에 쓰이는 제품이다.

일본 다이킨이 세계 1위에 올라있는 대표적인 기업간거래(B2B) 시장 제품이기도 하다. 연간 740억 달러(약 83조77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에어컨 시장의 절반이 시스템에어컨이 차지하지만 가정용 시장에 집중해온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선 후발주자로 머물러 있다.

  윤 사장은 “그간 B2B 사업을 강화하지 못했다. 남들과 똑같은 제품 내놔봐야 가격 싸움만 할 뿐 이제 그런 싸움은 안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제 제대로 겨뤄볼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1호 제품은 ‘360카세트’ 천장형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출구가 사각형으로 만드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과감히 원형으로 디자인했다. 바람 방향을 조절하는 바람판을 없애고 항공기나 풍력발전기에 쓰이는 기류응용 원리를 활용해 내부에 부스터 팬을 넣어 직접 찬바람이 사람 몸에 닿지 않도록 했다.

원형 설계로 바람이 가지 않는 사각지대도 없앴다. 물을 차갑게 하거나 뜨겁게 해서 직·간접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한 ‘DVM 칠러’는 별도 냉각탑 없이 설치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공항이나 쇼핑몰, 발전소와 같은 초대형 시설을 타깃으로 한 이 제품은 기존보다 49%나 공간절약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중소형 건물이나, 고급 주거용 건물용인 ‘DVM S 에코’와 기존 제품대비 효율을 15% 높인 ‘DVM S’까지 만들며 시스템에어컨의 제품군을 완성했다.

 도전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해 8월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 사이드’를 인수했다.

북미는 중국과 함께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략시장. 북미에서 시스템에어컨을 팔기 위해선 힘있는 거래망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500여 개 유통망을 거느린 이 회사를 과김히 사들였다.

지난달엔 영국 왕립 예술협회 소속의 유명 건축가인 러셀 브라운도 영입했다. 시스템에어컨이 건물 건축과 맞닿아 있다는 데 착안해 제품 개발단계부터 협업을 하기로 했다.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윤 사장은 5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글로벌 원정’도 기획했다. 세계 50개국 117개 도시를 돌며 고객 900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출시행사를 열고 거래선을 뚫겠다는 것이다.

용인=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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