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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ravel] 일탈 허락된 3개월 ··· ‘놀 줄 아는‘ 도시 쾰른

중앙일보 2015.10.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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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카니발의 거리 퍼레이드. 광대와 성직자 등으로 분장한 쾰른 시민들이 ‘헬라우’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독일 쾰른(Cologne)에는 ‘제5의 계절’이 있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11분에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진행되는 ‘쾰른카니발’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대성당이 있는 성스러운 도시 쾰른은 축제 기간이 되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세속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9세기 초부터 시작돼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 쾰른카니발을 소개한다.

독일 쾰른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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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을 대표하는 건축물 쾰른성당.


높이 157m에 이르는 첨탑 2개를 달고 있는 대성당은 독일 서부 도시 쾰른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하지만 독일 국민 사이에 쾰른의 상징은 따로 있다. 11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떠들썩한 축제, 쾰른카니발이다. 웅장한 대성당을 안고 있어 언뜻 엄숙해 보이기까지 하는 쾰른은 사실 독일에서도 ‘놀 줄 아는’ 도시로 꼽히곤 한다. 축제 기간이 되면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독일인, 즉 질서를 잘 지키고 무뚝뚝하며 검소한 독일인들은 온데간데없고 도시 전체가 흥겨운 축제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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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카니발의 거리 퍼레이드. 광대와 성직자 등으로 분장한 쾰른 시민들이 ‘헬라우’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쾰른카니발을 이해하려면 축제를 뜻하는 영어, 카니발의 어원부터 따져야 한다. 카니발(carnival)이란 말은 라틴어의 ‘carne(고기)’ 와 ‘val(격리)’ 을 합친 말이다.

풀이하자면 ‘고기를 먹지 않는 날’을 뜻한다. 이슬람 신자들이 라마단 기간에 금식을 하듯, 기독교 신자들은 부활절 직전 40일간을 사순절이라 부르면서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 등 금욕 생활을 해야 했다. 신의 역경과 고난을 기억하고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실컷 먹고, 마시고, 놀아 보자는 의미에서 신나는 축제, 카니발을 치렀다.

쾰른카니발은 1823년 처음 개최되어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특이하게도 매해 11월 11일 오전 11시11분에 시작되고 사순절 직전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2016년에는 2월 9일)에 끝난다. 장장 3개월간 일상을 벗어난 ‘일탈’이 약속되는 셈이다.

기간 중 라인 강변의 여러 도시에서 축제가 열리는데 쾰른과 뒤셀도르프, 마인츠의 것이 유명하다. 이름도 조 금씩 달라 쾰른에서는 라틴어 그대로 ‘카르네발’로 부르지만 마인츠에선 ‘파스트나흐트’, 바이에른에선 ‘파싱’이라 부른다.

독일에서도 가톨릭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곳에서만 사순절을 맞이하는 카니발 문화가 있다. 개신교를 받아들인 지역에서는 너무 무절제하다는 이유로 카니발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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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카니발의 거리 퍼레이드. 광대와 성직자 등으로 분장한 쾰른 시민들이 ‘헬라우’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쾰른카니발 기간 동안에는 퍼레이드와 문화 공연이 이어지는데 축제 마지막 3일간이 하이라이트다. 요란한 차림으로 시내를 누비는 광대들은 기분 좋다는 뜻으로 ‘알라프’ ‘헬라우’ 를 외치며 사탕과 꽃을 거리의 시민들에게 마구 던져 준다.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개성 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춤·연극·거리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축제도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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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카니발의 거리 퍼레이드. 광대와 성직자 등으로 분장한 쾰른 시민들이 ‘헬라우’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축제에 음주 가무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축제의 분위기를 돋우는 것은 쾰른의 향토 맥주 ‘쾰시’다. 알터 광장과 호이 광장에 쾰시를 생산하는 양조장과 라인강 유역 특산 요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고풍스러운 음식점이 몰려 있다. 축제 기간 중에 가장 북적북적한 곳도 쾰시를 파
는 레스토랑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도 잔을 기울이면서 금세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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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카니발의 거리 퍼레이드. 광대와 성직자 등으로 분장한 쾰른 시민들이 ‘헬라우’라는 인사말을 외치며 거리 곳곳을 활보한다.

젊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크바르티어 라탱 대학생 거리, 프리젠 구역, 벨기에 구역, 쥐트슈타트로 향하는 게 좋다. 클럽·바·레스토랑이 몰려 있어 쾰른의 현지인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쾰른에 갔다면 도시가 자랑하는 박물관 탐방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루트비히 박물관은 피카소·앤디 워홀·리히 텐슈타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로마게르만 박물관은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물을 전시하며, 발라프리하르츠 박물관에서는 중세에서 19세기까지의 예술 작
품을 관람할 수 있다.

쾰른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공원인 라인 공원, 100m 높이에서 쾰른 구시가지와 대성당을 내려다볼 수 있는 쾰른 트라이앵글 전망대도 필수 여행 스폿이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독일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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