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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서양 순애보'…탄광서 탈출한 연하남 광부에 반해 구애

중앙일보 2015.10.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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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캡쳐]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0년 10월 13일, 붕괴된 칠레 산호세 광산에 갇혀 있던 33명의 광부가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당시 이 모습은 TV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감동적인 드라마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을 TV로 지켜보던 한 독일 여성이 갱도를 빠져 나온 광부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해 무작정 구애했고 극적인 결혼에 성공한 사연이 알려졌다.

당시 32살이던 독일 여성 멜라니 마이어는 TV로 광부들의 생환 장면을 지켜보다 16번째로 구출된 27살의 다니엘 에레라의 환한 웃음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 갱도에서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를 껴안으며 “괜찮아요 어머니. 이제 무사히 빠져 나왔고 모든 고통은 다 끝났어요”라고 말하는 에레라의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한 것이다. 멜라니는 자신보다 5살 어린 광부 다니엘과 직접 만나기 위해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당시 전 세계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비롯해 낯선 이들의 연락에 시달리던 다니엘은 멜라니 역시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 무시했다. 하지만 멜라니는 수개월이 지나도록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매달렸고 결국 둘은 칠레에서 기적적으로 만나게 됐다.

멜라니와 다니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고 둘은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서로의 사랑에 확신이 생기자 멜라니는 TV에서 다니엘을 처음 본 지 4년이 되던 지난해 10월 칠레로 거처를 옮겨 다니엘과 결혼에 성공했다. 둘은 칠레 중남부 산타크루스에 정착해 신혼집을 차렸고 최근엔 첫째 딸 출산을 앞두고 멜라니의 고향인 독일 바인가르텐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고 후 다니엘은 폐쇄공포증을 포함해 후유증을 앓았지만 멜라니의 응원으로 다시 탄광 일을 하고 있다. 다니엘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고는 제 생에 가장 비극적인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고로 저에겐 좋은 일도 많이 생겼습니다. 아내가 생겼고 가족을 이루게 된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멜라니와 결혼하게 된 것에 대해 “지금 저는 제 인생에 있어 최고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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