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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공동 이익 위해선 자국 외교부와도 싸워야”

중앙선데이 2015.10.25 01:42 450호 5면 지면보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성과로 탄생한 국제기구가 3국 협력사무국(TCS)이다. 신봉길 초대 사무총장(왼쪽)과 양허우란 현 사무총장이 조만간 열릴 예정인 3국 정상회의 예상 의제 등을 화제로 대담했다. 최정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가 기정사실이 됐다. 회의 일자는 조율 중이지만 11월 1일 개최가 유력하다.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박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한·중 양자회담뿐 아니라 2012년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인해 개최되지 못한 한·일 정상회담도 다시 열릴 전망이다. 한·일 외교관들은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을 앞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한·중·일 정상회의 …‘협력사무국’ 전·현직 사무총장 대담

 3국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이는 2012년 5월 이후 중단된 지 3년6개월 만이다. 3국 정상회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 격화와 2012년 이명박 당시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열리지 못했다. 3국은 2008년 12월 일본 후쿠오카(福岡) 회의를 시작으로 한국 대통령과 일본·중국 총리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3국 협력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이 6차 회의다.



 3국 정상회의를 누구보다 반기는 곳이 있다. 2008년 3국 정상 합의에 따라 2011년 9월 설립된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다. 3국의 평화와 공동번영 비전 실현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TCS는 3국 정부가 서명·비준한 협정에 따라 서울에 사무국을 열었고 예산도 3국이 균등 분담한다. 사무총장은 3국 정상회의와 3국 외교장관회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 등 최고위급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



 사무총장은 한국을 시작으로 3국이 2년씩 돌아가면서 맡아 왔다. 신봉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이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고, 이와타니 시게오(岩谷滋雄) 2대 사무총장은 9월에 임기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3대 사무총장에 양허우란(楊厚蘭) 전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가 9월에 부임했다. 그는 2009~2011년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및 북핵 문제 전권대사로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정통 외교관이다. 2001~2006년 말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지한파다.



 3년6개월 만에 재개되는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봉길 초대 사무총장과 양허우란 신임 사무총장이 TCS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 초대 총장은 양 신임 총장에게 “특정 국가의 이익이 아닌 3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확고한 인식과 방향감각이 필요하다”며 “때로는 TCS의 이익을 위해 자국 외교부와 싸울 수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영토 갈등에 3국회의 한동안 표류-3국의 정치적 신뢰가 부족했던 구조적 원인은. ▶신=종전 70주년이 됐지만 아직 3국은 과거 역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3국은 모두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방점이 서로 다르다. 역사적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감정의 앙금을 완전히 씻어 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3국이 꾸준히 신뢰를 쌓아 나가는 노력을 강조한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가동되길 바란다. ▶양=신뢰 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지금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이다. 우리는 평화로운 발전을 추구한다. 지난 9월 3일 베이징에서 거행한 열병식도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소중히 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였다. 역사를 분명히 기억해야 같은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는 것을 막고 아름다운 미래가 열릴 수 있다.



 -과거사와 영토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3국 정상이 만나는 이유는. ▶신=의장국인 한국정부는 3국 정상회의를 통해 한·일 및 중·일 관계 개선과 동북아 지역 정세 전반의 선순환적 흐름을 유도하는 계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3국 간의 갈등은 단순한 3국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 더 크게는 세계의 평화와 번영과 관련된다. 그만큼 3국은 이미 세계적 국가가 됐다. 3국은 이미 경제적으로 깊게 상호 연결돼 있고 북한 핵 문제 등 협의해야 할 사안도 산적해 있다. ▶양=3국 협력은 정치 분야뿐 아니라 전방위적이다. 물론 정치 분야가 중요하지만 정치뿐 아니라 경제·문화·교육·언론 등 전방위적인 3국 협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데 더 착안하고 있다. 전방위 협력을 추진하려면 비교적 적절한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3국 협력 순조로워야 미국에도 도움-이번에 가장 시급하게 논의될 의제는. ▶신=과거 경험을 보면 첫째 3국 협력 평가 및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이 협의될 것이다. 둘째 북핵 문제 등 주요 지역 및 국제정세를 논의할 전망이다. 역사 및 영토 문제 등 민감한 현안 등은 3자 회의가 아니라 별도로 개최될 양자 협의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의장국인 한국은 3국 협력시스템을 재가동하고 이후 분야별 3국 협력 방향을 제시할 포괄적인 공동선언 채택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정치적 신뢰에 관한 논의가 시급하다. 3국은 경제무역협력을 위해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문제를 논의해 왔다. 조기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 3국 국내총생산(GDP) 총량이 전 세계의 21%를 차지하고 3국의 무역량은 전 세계의 20%에 육박한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3국의 경제 분야 협력 여지는 산업·투자·무역 등에서 아주 크다.



 -그동안 3국 정상회의는 생산적이었나. ▶양=3국 협력은 3국 지도자의 컨센서스가 없으면 제대로 잘 추동되기 어렵다. 설령 시작했더라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정상회의는 3국 협력의 방향을 이끌어 주고 협력의 로드맵을 확정해 준다. 이에 따라 TCS는 이미 19개의 장관급 회의 메커니즘을 가동했고 국장급 협상 메커니즘은 이미 50개가 넘었다. -미국은 한·중·일 3국 협력을 지지하나. ▶신=미국이 공식적으로 한·중·일 협력에 부정적 입장을 표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으로선 한·중·일 3각 협력과 한·미·일 3각 협력 모두 중요하다.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는 게 좋다. ▶양=미국은 마땅히 3국 협력이 앞으로 순조롭게 추진되는 것을 기쁘게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조로운 3국 협력은 미국에도 장점이 있다. 물론 일부 구체적인 문제에선 미국의 태도가 어떤지 우리가 봐야 한다.



 



 



장세정 기자, 왕웨이 인턴 기자?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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