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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정비업체서 첨단무기 메이커로 진화

중앙선데이 2015.10.25 01:36 450호 24면 지면보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의 LIG 넥스원 부스. 실물 크기의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 ‘천궁’을 관람객들이 돌아보고 있다. [사진 LIG넥스원]



21일 오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열리는 경기 성남 서울공항 내 LIG넥스원 전시관. 736㎡ (약 223평)의 대규모 부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과 레이더, 전투기 조종장치 등 50여 개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높이 4.67m의 실물 크기 미사일과 발사대·레이더 등 운영시스템 모형이 함께 전시돼 있는 ‘천궁’코너에 특히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 싱가포르에서 온 군사장비업체 BSVT사의 일랴 코시아넨코 이사가 레이더에 관심을 보이자 안내원이 “탐색과 추적이 동시에 가능한 다기능 레이더”라고 설명했다. 코시아넨코 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의 유도무기 시스템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창사 40주년 앞둔 LIG넥스원

LIG넥스원은 한국 방위산업의 대표적인 업체다. 자주국방 기치 아래 1976년 설립된 금성정밀공업이 모태다. LG그룹에서 LIG그룹으로 분리되면서 2007년 LIG넥스원으로 거듭났다. 내년 창사 40주년을 맞는 이 회사의 역사는 한국 방위산업 발전의 역사와 함께한다. 미사일 정비업체로 시작해 지금은 독자적인 유도무기 천궁 등을 생산하는 세계 정상급 방위 산업체가 됐다. 2006년 개발이 시작된 천궁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양산·전력화 된다. 전체 사업규모는 약 2조원. LIG넥스원은 출범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정밀 유도무기와 각종 레이더·센서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무기 연구개발 분야의 국제적 품질인증인 미국 CMMI(능력성숙도 모델)의 최고 수준(레벨 5)을 2007년에 획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재인증 받아 무기체계 개발의 설계에서 검증·시험평가에 이르는 전 분야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LIG넥스원은 매출 기준으로 세계 59위(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 선정· 2014년 매출 1조4000억원 기준) 방산업체다.



 

자료: 증권업계



리더의 결단력이 수출시장 뚫어LIG넥스원의 사업은 크게 ▶정밀타격 ▶감시정찰 ▶지휘통신 ▶전자전 ▶항공전자 ▶신특수분야로 나뉜다. 정밀타격 무기는 전체 매출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대표적 제품인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외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적 함정을 공격하는 대함 유도무기 ‘해성’,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 등 20여 종을 생산한다. 감시정찰 분야는 적 포탄과 포대의 궤적과 위치를 파악하는 ‘대포병 탐지레이더’를 비롯한 저고도 탐지레이더, 장거리레이더 등을 만든다. 전장의 두뇌로 불리는 사격지휘 통제장비 등도 있다. 최근에는 병사 개인의 근력을 증강하는 착용로봇, 위험물 처리로봇 등 첨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분야의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유도미사일과 같은 첨단 무기의 수출은 난공불락의 시장이었다. 소수의 선진국들이 방산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무기의 특성상 수출국·적성국 간의 외교문제도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위산업 업체가 수출에 성공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다. 리더의 판단력과 실행력이 중요한 이유다. LIG넥스원이 수출 사업에 첫 발을 디딘 것은 2006년 구본상 전 부회장이 합류하면서부터다. 구 전 부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계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해외사업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그는 콜롬비아 명예영사, 한국-중남미 협회장으로서 수출 대상국의 대통령·고위관료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그 결과 LIG넥스원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중남미 국가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함대함 유도무기,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를 수출했다. 총 1500억원 규모다. 최근엔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조 단위의 유도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구본상 전 부회장은 2012년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 관련 사건에 연루돼 현재 수감중이다. LIG 관계자는 “LIG건설 경영과정에서 다수의 CP 피해자를 양산한 데 대해 대주주들은 도의적·사회적 책임을 지고 보상에 최선의 노력을 했다. 피해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IG 손해보험의 일가 지분 전량을 팔았고, 피해자 700여 명 전원에게 총 2100억원을 보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순수 방산업체 최초로 기업공개LIG넥스원은 내년 창사 40주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효구 대표이사는 “기업공개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2020년까지 글로벌 30위 방위산업체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LIG넥스원은 순수 방위산업체로는 국내 처음으로 지난 2일 기업을 공개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연구개발(R&D) 및 생산·시험 평가 시설 투자를 늘리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IG넥스원 공모가는 주당 7만6000원, 23일 현재 주가는 8만3500원이다.



증권가에서는 LIG넥스원의 전망을 밝게 본다. 국내 정밀 유도무기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점 등이 높게 평가된다. 수출 물꼬가 트이면 성장세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2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의 지속적인 지분 보유 여부 등은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교보증권 이강록 수석 연구원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방위산업 관련법에 의해 마진이 제한적이지만 수출이 본격화하면 LIG넥스원의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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