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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호 납북어부, 43년 만에 어머니 만나

중앙일보 2015.10.24 20:32

이산가족 2차 상봉이 24일 오후 3시15분(북측 시간 오후 2시45분) 북한의 금강산호텔에서 이뤄졌다. 남측 방문단 90가족 254명과 북측 188명이 2박3일의 일정에 참가했다. 단체상봉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수십 년 세월을 뛰어넘는 혈육의 정을 나누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일 1차 상봉에 이어 상봉장은 또다시 눈물 바다가 됐다.

이산가족 2차 단체상봉 첫날 98세 아버지, 꽃신 사들고 두 딸 상봉



특히 납북 어부 정건목(64)씨가 남측에서 휠체어를 타고 간 어머니 이복순(88)씨를 43년 만에 만났다. 정씨는 1972년 12월 28일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와 62호 선원 25명과 함께 북한 경비정에 납북돼 돌아오지 못했다. 어머니 이복순(88)씨를 발견한 정씨는 품에 안기며 "엄마"라고 울부짖었다.


백수(白壽)를 앞둔 아버지와 두 딸의 만남도 극적이었다. 2차 상봉에 참가한 남측 방문단 중에서 최고령자인 구상연(98)씨는 꽃신을 사들고 휠체어에 탄 채 65년 만에 북한에서 살아 온 두 딸 송옥(71)·선옥(68)씨를 만났다. 구씨와 동행한 남쪽 아들 형서(42)씨는 북쪽 누나 송옥씨에게 "신발을 못 사다준 것이 평생 한이 돼 꽃신을 가져오셨다"고 설명했다.

북에 두고 온 아내를 60여년만에 만난 전규명(86)씨는 "그렇게 고왔는데 왜 결혼(재혼) 안 했어"라고 말하자 아내 한음전(87)씨는 "왜 사진 하나 안 찍어놓고 갔어"라며 흐느꼈다. 전씨는 헤어질 당시 뱃속에 있던 북측 아들 완석(65)씨를 보면 "아버지라고 보여줄 게 아무 것도 없었어"라며 통곡했다.


상봉단은 25일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 공동 점심식사, 단체상봉을 각 2시간씩 진행한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한 뒤 남측 방문단은 육로로 귀환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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