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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현장 경험을 알려주는 기사 많아졌으면

중앙일보 2015.10.24 14:37
지난 주 중앙SUNDAY는 평소와 달리 1면부터 읽지 않고 S매거진부터 읽었다.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에어비앤비로 파리·런던·인버루리를 여행한 이야기는 에어비앤비가 아직은 어색한 사람들에겐 두려움을 한 꺼풀 걷어내는 좋은 기사였다. 다만 얼마 전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던 한 여행객에게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공유경제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기사도 게재해 준다면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기사처럼 현장의 경험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1면 ‘수자원 10% 부족해지면 물 안보 비용 6조 4000억’ 기사도 관심있게 읽었다. 4대강 주변의 보에는 물이 가득하지만 댐 주변엔 물이 없어 논밭이 갈라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고 낭비다. 내용을 충실히 짚은 이 기획기사 덕에 가뭄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4대강 사업 같은 치수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치적인 접근이 아닌 국가 대계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이다. 여론 형성이라는 언론 기능에 충실히 부합한 기사로 평가하고 싶다.

한·미 정상회담을 분석한 기사도 충분한 시사점이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우려해 온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켰지만 KF-X 사업의 핵심기술 이전 협상에서 실패하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사의를 표했다. 한국 외교의 문제점과 함께 현 정부 내의 공직기강 문제까지 보여주는 ‘체인 리액션’의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공감했던 기사는 ‘일본보다 전투기 싸게 사고 기술이전 바란 게 무리’라는 홍성민 국방부 창조국방 자문위원의 기고였다. 이런 전문가들의 주장이 널리 알려져야 국민 세금도 절약하고 정확한 여론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아쉬웠던 기사들을 짚어보면 ‘지갑 두둑해진 중국, 우리 체제 서구보다 낫다 자신감’의 경우 기존의 비슷한 기사와 비교해 분량과 내용 측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또 단순히 학술대회에서 나온 주장만이 아니라 중국의 경기 하강이 한국에 가져올 영향도 면밀히 전망했다면 어땠을까.

‘이-팔 총기·흉기 대결 한 달…일부 순례자 방탄조끼 착용’ 기사도 의미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중동이라는 세계의 화약고가 지닌 의미를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굳이 이렇게 서로 싸운다는 내용만 쓸 필요가 있었을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뻔한 해법도 아쉬웠다. 중앙SUNDAY의 장점은 기존 언론에서 보지 못했던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돈 많다고 행복? 일정 소득 넘으면 행복감은 제자리’ 기사도 내용과 제목, 그래픽이 서로 달라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 노벨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과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토마 피케티가 대척점에 있지 않다고 했는데 현재 한국사회의 화두가 분배·행복·공정성인만큼 둘의 주장을 비교분석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정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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