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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국정화 정면돌파 … 27일 국회서 직접 시정연설

중앙일보 2015.10.24 01:48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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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세레체 카마 이언 카마 보츠와나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청와대 현관으로 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검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의 80%가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특정 인맥”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 정면돌파를 택했다고 청와대 참모들이 전했다. 평소 ‘원칙과 소신’에 맞다는 판단이 서면 정면돌파하는 스타일을 이번에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원칙 맞다면 밀고나가는 스타일
국정 역사 교과서 당위성 언급할 듯
박 대통령, 회동 뒤 이종걸 악수 때
“말씀 잘하시고 더 큰 분 되실 것
예전에 왜 제게 그년 이년 하셨어요”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 5자회동에서 교과서 국정화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면전에서 토론까지 했다. 특히 “근대사·현대사 분야는 특정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집필진이 구성돼 있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특정 인맥으로 구성돼 있다”는 말도 했다. 박 대통령이 전교조를 편향적인 교과서 집필의 주체로 지목한 건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23일 “박 대통령이 현재의 검정교과서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피상적인 수준이 아니라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에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역사 교육은 정쟁이나 이념 대립에 의해 국민을 가르고 학생들을 나눠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27일로 예정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국정화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직접 노동개혁 법안, 경제활성화 법안,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정연설에서 교과서 문제를 언급할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무서운 농담=박 대통령이 청와대 5자회동 직후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던진 ‘서늘한 농담’이 23일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이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예전에 저한테 ‘그년’ ‘이년’ 하셨잖아요”라며 3년 전 이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언급했다고 한다. 2012년 8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돈 공천 파문을 비판하면서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란 글을 올렸다.

 당시 문제가 커지자 이 원내대표는 “‘그녀는’의 오타였다”고 사과했다. 그걸 박 대통령이 거론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인물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오늘처럼 말씀 잘하시면 앞으로 더 큰 분이 되실 것”이라며 이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화들짝 놀라며 “그땐 죄송했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이 같은 후일담을 공개한 사람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다. 원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통해 입장을 확인하고 좁혀 나가는 과정이 정치”라며 전날 일을 공개했다.

글=신용호·정종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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