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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독재 무가베 공자평화상 수상

중앙일보 2015.10.24 01:45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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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째 짐바브웨를 통치해온 로버트 무가베(91·사진) 대통령이 공자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외신 “중국 내부서도 비난·조롱”
작년 카스트로, 2011년엔 푸틴

 공자평화상 위원회는 22일 “무가베 대통령은 짐바브웨의 국부”라며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짐바브웨 정치적, 경제적 질서를 구축하는 데 헌신했다. 또 범아프리카주의와 아프리카 독립을 강력히 지원했다”고 밝혔다.

 1924년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무가베 대통령은 한때 교사였다. 30대 중반 이후 소수 백인들이 장악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10년간 투옥됐다. 63년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ZANU)을 창설하고 서기장이 되었다. 이후 게릴라 투쟁을 지도하면서 해방 세력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79년 영국의 자치식민지에서 독립국가가 되는 제헌의회 선거에서 압승, 80년 초대 총리에 취임했다. 87년부터 대통령이다.

 초반엔 백인 정치인들을 각료로 기용하는 등 흑백 화합을 이뤄낸 지도자였다. 자신을 감옥에 집어넣은 이안 스미스 대통령을 국내에 머물며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기도 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토지개혁을 추진하다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했고 반체제 인사들도 탄압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엔 성대한 생일파티까지 열어 세계적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무가베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짐바브웨 야권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조차 비난과 조롱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보도할 정도다.

 사실 공자평화상 자체가 기이한 상이긴 하다. 2010년 중국국제평화연구센터에 의해 제정됐는데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을 받기 이틀 전에 롄잔(連戰) 전 대만 부총통을 첫 수상자로 발표했다. 중국 문화부가 2011년 이 상의 폐지를 명령했지만 매년 수상자가 발표되고 있다. 2011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고 지난해엔 쿠바의 통치자인 피델 카스트로였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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