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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내가 하면 취향, 남이 하면 민폐?

중앙일보 2015.10.23 00:01 Week&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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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온 산이 타들어 가는 듯 붉은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관광지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고속버스가 토해낸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부류가 있으니, 이른바 ‘민폐족’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빵빵한 스피커로 듣는 사람, 걸어가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 화장실을 지척에 두고 음료수 병에 아이 오줌을 누이는 부모, 과도한 애정표현을 일삼는 연인까지….

이런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모른다는 겁니다. ‘내가 하면 취향이고, 남이 하면 민폐’라는 식이죠.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에티켓의 문제다 보니 민폐를 겪어야 하는 사람만 괴롭습니다. 괜히 한마디 했다가 싸움만 나기 쉽죠.

사진은 서해 섬에서 인천으로 들어가는 여객선의 내부입니다. 좌석에 앉으니 앞쪽에 누워계신 분들이 보였습니다. 물론 뱃멀미나 약간의 음주, 피곤함에 누워계실 수 있습니다. 다만 머리 방향을 반대로 하셨으면 어땠을지. 컬러풀하게 차려입으신 등산복이 무색해 보입니다.

민폐는 배려의 부족에서 시작됩니다. 행동하기 전 타인의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보면 민폐는 훨씬 줄어들 겁니다. 올가을 민폐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모두가 즐거운 단풍놀이를 기대합니다. 

김성룡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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