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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봉 전 의원, 성폭행 고소 여성에 2000만원 건네

중앙일보 2015.10.20 19:17

40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심학봉(54) 전 국회의원 측이 해당 여성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여성은 돈을 받은 다음날 경찰조사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던 진술을 “강제성이 없었다”고 바꿨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심 전의원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 A씨가 지난 7월 26일 심 전 의원과 그의 지인 B씨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한 뒤 현금 2000만원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튿날 A씨는 2차 경찰 조사에서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돈은 B씨가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해 A씨의 승용차 안에서 전달했다. 검찰은 B씨가 A씨에게 돈을 건네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돈이 합의금 명목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심 전 의원의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한결같이 강제성을 부인했고, 성관계 이후 지인들과 통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피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성관계를 예상할 수 있음에도 호텔에 찾아갔고 구호요청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날 심 전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A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였다고 여길 만한 여지가 있어 무고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심 전 의원은 지난 7월 13일 오전 11시께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지난 8월 3일 심 전 의원을 한 차례 소환해 두 시간여 동안 조사한 뒤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 전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직 제명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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