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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부실기업 부도 막기에 나서…이유가?

중앙일보 2015.10.20 18:12
중국 정부가 기어코 나섰다. 국유 철강회사 부도를 사전에 막아줬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대표 국유 철강업체 중강그룹(中鋼集團·시노스틸)의 자회사 중강주식유한회사의 채권이 20일 만기였다. 회사 돈이 부족하자 중국 정부의 조정으로 주요 채권 보유자들이 채권 회수를 미뤘다”고 이날 전했다.

채권 규모는 20억 위안(약 3520억원)이었다. 중강주식유한회사가 2010년에 연 5.3% 이자를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2017년이지만 채권 보유자는 이날 원리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채권 금융회사, 중강그룹 관계자가 지난주 말에 회동해 채권회수 연기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연기 기간은 한 달이다. 채권 금융회사는 대신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잡았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연기 요구를 채권 금융회사들이 받아들인 셈이다.

이런 개입은 최근까지 중국 정부가 강조한 원칙(부실채권 부도 용인)과 다르다. 중국 정부는 여태껏 “중복·과잉 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부실한 기업 부도를 시장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률이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다시 6%대로 낮아지자 중국 정부가 나섰다. 부도에 따른 실업과 성장률 둔화를 감내할 여유가 없어서다.

베이징대 비즈니스스쿨인 광화관리학원(光華管理學院)의 마이클 페티스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기업 부도를 용인하겠다고 하지만 경기 둔화 시기에 정치적 부담(실업증가)이 두려워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그 바람에 중국 경제의 화근인 중복·과잉 투자가 신속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요즘 중국 제조업의 평균적인 설비 가동률은 낮다(75% 정도). 그런데도 과잉생산이 이어지고 있다. 그 바람에 공장 출고가 디플레이션→기업실적 악화→채권 부실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좀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제철·전기장비·화학·광업 등의 가동률이 75%를 한참 밑돌고 있다. 부도처리로 부실기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이 발목 잡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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