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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외조카, 생활고 때문에 자살한 듯

중앙일보 2015.10.20 15:32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와 중국에서 같이 살았던 그의 외조카 Y씨(46)가 숨졌다.
20일 오후 1시40분쯤 대구시 동구 효목동의 한 사무실에서 Y씨가 의식을 잃은 채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친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Y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Y씨의 시신을 조사한 검안의는 “타살은 아닌 것 같다”는 소견을 냈다. 현장에 있었던 경찰은 “입술이 파랗게 변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약물 중독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지난 16일 Y씨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과 빈 약 껍질 29개가 발견됐다. 처방전에는 우울증약 42알을 처방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Y씨가 한꺼번에 많은 우울증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심경을 적어놓은 유서 등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부산에 사는 Y씨의 친구 J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소 우울증세가 있었으며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C씨는 “최근에도 통화를 했는데 전혀 자살하려 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Y씨의 부인은 경찰에서 “남편은 신용불량자였다. 최근엔 ‘경제적으로 힘들다. 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Y씨는 2008년 12월 조씨가 밀항해 중국으로 건너갈 때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밀항과 관련해 자수한 뒤 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2010년 초부터 2011년 초까지 1년간 복역할 때를 제외하곤 줄곧 조씨와 함께 지냈다. 출소 후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조씨와 같이 살았다.

지난 10일 조씨의 오른팔 강태용(54)씨가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의 한 아파트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현지 공안에게 체포될 때도 함께 있었다. Y씨는 “외삼촌(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 옌타이(煙臺)에서 사망했으며, 내가 직접 유골을 들고 들어왔다”고 주장해 왔다.

대구=김윤호·차상은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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