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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 만들어 11억원 꿀꺽한 일당

중앙일보 2015.10.20 11:32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를 만들어 6488명의 기부자로부터 후원금 11억5085만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 14명이 검거됐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20일 장애인 후원단체 운영자 박모(42)씨와 권모(43)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또 텔레마케터 김모(49ㆍ여)씨와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 양모(46)씨 등 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애인 후원단체에서 텔레마케터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씨 등은 2011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고양시에 사무실 2곳을 차린 뒤 김씨 등 텔레마케터 11명을 고용해 전화번호부에 있는 개인이나 기업ㆍ관공서ㆍ종교단체 등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기부금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화로 “장애인 후원단체인데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정기적으로 생활 필수품을 지원하고 사랑의 나눔행사를 하고 있다. 기부금은 연말 정산 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최모(61ㆍ자영업)씨 등 기부자들로부터 ‘J복지회’라는 유령단체 명의로 5만원에서 30만원까지 기부를 받는 수법으로 후원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장애인 시설에 쌀 등 694만원어치의 물품을 후원하며 정상적인 후원단체로 위장하기도 했다.

고양경찰서 경제1팀 김덕훈 경위는 “운영자 박씨와 권씨 등은 물건값과 택배비 등을 제외한 수익금의 54%를 챙기고 나머지 46%를 텔레마케터 11명에게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부자들에게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이라며 시중가 1000∼2000원짜리 양말이나 치약ㆍ수건 등을 보낸 뒤 계좌로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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