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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1등항해사 징역 1년6월 만기 출소…15명 중 처음

중앙일보 2015.10.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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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

세월호 사고로 복역 중인 선원 15명 중 한 명이 20일 만기 출소했다. 선원 가운데 첫 출소다.
세월호 1등 항해사 신모(34)씨는 이날 0시12분 교도관의 통제를 받아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 광주교도소 정문을 통과해 출소했다.

신씨는 가족들이 미리 준비한 파란색 등산복 점퍼와 같은 색 신발, 남색 바지, 회색과 파란색이 섞인 야구 모자 차림으로 교도소를 나섰다. 양쪽 손에는 교도소에서 쓰던 물건들이 담긴 투명 쇼핑백과 검은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신씨는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건물을 빠져나와 정문을 통과하기 직전 흰색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렸다.

신씨는 출소 직후 심경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 등을 묻는 중앙일보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가족들이 타고 온 은색 승용차 조수석에 곧장 탑승한 뒤 교도소 주변을 벗어났다. 신씨의 가족 3명은 출소 1시간여 전 교도소 앞에 도착해 기다렸다. 신씨의 어머니는 "(아들은) 정식 선원도 아니었다. 우리도 (희생자들처럼) 말 못할 정도로 억울했다"고 심경을 대신 표현했다.
세월호 견습 1등 항해사이던 신씨는 지난해 4월 16일 사고 당시 이준석(70) 선장을 비롯한 다른 선원들과 마찬가지로 조타실에 머무르며 승객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아 304명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기소됐다. 세월호 운항 규정상 신씨는 비상시 좌현 탈출용 미끄럼틀과 구명뗏목을 작동시켜 승객 퇴선을 유도해야 한다.

신씨는 지난해 4월 2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의해 구속된 뒤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았지만 사고 전날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점 등이 참작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됐다. 아직 대법원 상고심이 남았지만 일단 형기를 채워 재판부에 구속 취소 신청을 했고, 이게 받아들여져 출소했다. 대법원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받는다.

세월호 승무원으로 신씨처럼 사고 전날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사실 등이 참작된 조기장 전모(62)씨도 오는 24일 또는 25일에 출소 예정이다. 전씨는 세월호 사고 당시 우현 탈출용 미끄럼틀과 구명뗏목을 작동시켜야 하는 운항관리규정을 따르지 않고 승객들을 방치해 사망케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신씨와 같은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받았다.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세월호 조타수 오모(58)씨는 식도암 판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오씨와 교도소 측은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받은 오씨는 건강 상태가 나빠져 환자 사동에서 머물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9일 이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에 회부했다. 이 선장은 무기징역을, 나머지 선원들은 징역 1년 6개월부터 징역 12년 사이의 형을 선고받고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사진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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