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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 이전 불가 알고도 대통령 방미 회담 수행했다”

중앙일보 2015.10.20 02:34 종합 3면 지면보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과 관련한 4대 핵심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도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위서 KF-X 논란 답변
“안 돼도 재차 요구하는 게 제 도리
워킹그룹 구성도 기술 이전 무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예산심사에 참석해서다. 한 장관은 “기술 이전 문제는, 사실 처음부터 제한된다는 것을 (KF-X 관련한) 일을 했던 사람은 다 알았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 장관의 발언을 놓고 육군 제3야전군 사령관을 지낸 4성장군 출신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질의에 나섰다.

 ▶백 의원=“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걸 언제 알았나.”

 ▶한 장관=“장관 취임 후 (방위사업청 등이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언급한 건) 협상전략이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이전이 안 된다는 공식 통보를 받고서 정확히 인식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굴욕외교’ 논란을 빚은 한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 얘기를 꺼냈다. 한 장관은 카터 장관에게 기술 이전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백 의원=“100% 안 되는 것을 알고도 왜 방미 의제로 올렸나.”

 ▶한 장관=“최소한 국무위원으로서 우리 입장을 다시 한 번 요구하는 게 제 도리라고 생각했다.”

 한 장관은 미 국방부와의 ‘워킹그룹(협의체)’ 구성 합의에 대해서도 “4대 핵심 기술은 물론 다른 기술 이전과도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워킹그룹’을 통해 4대 핵심 기술을 이전받도록 하겠다”고 말해 왔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미 국방장관한테) 부탁을 딱 거절당하고 무안하니까 ‘나중에 뭐 필요하면 연락할게’라는 (인사치레성) 말을 듣고 헤어진 것과 워킹그룹이 뭐가 다르냐. 내가 듣기에도 답답하다”고 했다. 같은 당 홍철호 의원은 한 장관과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가리키며 “여기 계신 분 중 누군가 ‘가문의 수치’로 알아야 할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의원들의 비판 속에 한 장관은 “4대 핵심 기술에 대해선 국산 개발이나 제3국과의 협력 등 플랜B를 진행해야 한다”며 “사업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 국산 기술화가 성공하면 수출품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공군참모총장이 국정감사에서 ‘플랜B가 없다’고 답했다”며 “국방부는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 때문에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최종 책임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이번 정부가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국내 개발이 실패할 경우 2025년 발생할 전력 공백으로 대재앙이 올 수 있다”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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