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상가 임대 갑질 막으려면

중앙일보 2015.10.20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이명훈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드높다. 생계형 자영업자 수 300만 명, 그 중 약 50%는 월평균 수입이 100만 원도 채 안 된다.

 정부의 자영업 정책은 수도 없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자영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자영업자의 숨통을 터 줘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 문제는 임대료 등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한국의 자영업 시장은 상가 임대인만 돈을 버는 구조적 문제로 전이돼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보호 조항이 많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권리금 보호 예외규정, 재개발 재건축 상가의 권리금 보호 미비, 환산보증금 규정 미흡 등 아직도 문제가 많다. 과거의 타성에 젖은 임대인들의 갑질 또한 여전하다.

 일본의 임대차법인 ‘차지차가법(借地借家法)’은 약자인 임차인을 철저히 보호한다. 임대인을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보고,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이 있는 계약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체결되었어도 그 효력을 무효로 하는 강행규정을 두고 있다. 계약 갱신 및 명도 시에도 임차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부득이 임대인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합당한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한다. 일본 역시 법의 허점은 있을 터다. 이 경우 일본 법원의 판례는 ‘임차인의 절실한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즉, 일본에서는 건물주나 임대인의 일방적 결정에 의해서 쫓겨나거나 과도한 임대료 인상 같은 불합리한 일은 일어날 소지가 없는 것이다. 일본이 대를 이어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우리도 먼저 사법적 판결로 자영업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도 하루빨리 일본의 법과 판례를 연구하여 실질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들어가야 한다. 벼랑에 선 자영업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명훈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