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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국정화반대성명 "현 역사교과서 고칠 것 고쳐야 하지만, 역사 해석 다양한 관점 있다는 것 인정해야"

중앙일보 2015.10.18 11:2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8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분열의 길인가, 통합의 길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물을 때마다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했는데 결국 그 말의 속뜻이 '국정교과서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저는 지금의 역사 교과서들이 고칠 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며 "고쳐야 할 것은 고쳐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역사 교육'을 시키는 것에 동의한지만 역사 해석에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 전문.

"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분명하게 반대합니다. '꼭 이겨야만 하는 역사 전쟁'이라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분열적 사고와 대결적 태도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육은 정쟁이나 이념 대립에 의해서 국민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나누어서는 안 된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권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론 분열을 일으키기보다는 올바른 역사교육 정상화를 이루어서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국론 분열을 일으킨 국정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소모적 이념대결로 몰고 갈 것이 뻔한 ‘국정화’를 계속 밀어붙인다면 불순한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물을 때마다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했는데 결국 그 말의 속뜻이 “국정교과서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미 ‘쿠데타’ 혹은 ‘정변’으로 역사적 판단이 내려진 ‘5·16’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한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공’을 인정받는데서 만족하지 않고 ‘과’까지도 ‘불가피한 선택’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청문회에 나온 군 최고 지휘관들과 장관들조차 “5·16은 쿠데타입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실정 아닙니까?

‘역사 해석’을 정권이 독점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100% 대한민국’이 ‘통합’이 아니라 ‘획일’을 말한 것이었다면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 당장 그만두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의 역사 교과서들이 고칠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쳐야 할 것은 고쳐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역사 교육’을 시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역사 해석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민주주의입니다.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국가입니다.

역사 교육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5년 단임의 대통령이 1년 만에 후딱 해치울 일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 때 졸속으로 밀어붙인 4대강 사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중요한 일입니다. 4대강 사업보다 더 졸속으로 역사 교과서를 만들면 안 됩니다. 다른 나라가 비웃을 일입니다. 이미 뉴욕타임즈는 사설에서, 교과서에서 위안부를 삭제하라는 아베총리와 박근혜대통령을 같은 사람이라고 취급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국가 이미지가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습니다. 정말로 좋은 역사를 교과서를 만들 생각이 있다면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의 소중한 임기초반을 역사교과서 논쟁으로 소모하게 만들 생각입니까?

‘국정교과서’ 논쟁은 국가·국민·지식인·지도자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이 논쟁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식인들의 철학, 국민들의 역사 인식,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리더십의 수준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시대착오적인 ‘국정화’를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대통령과 여당의 ‘국민을 위한 의무’입니다.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위기극복의 자신감과 미래의 비전’이지 ‘분열의 카드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선택을 촉구합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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