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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국어 걱정 국이나 끓여 먹어

중앙일보 2015.10.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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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성적이 대학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작년 국어 B형 만점자는 전국 0.09%에 불과해 국영수 중 가장 변별력 있는 과목이었다. 그렇다면 국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국영수 표준점수 평균합계 전국 7위의 경기외국어고등학교 국어과의 성시완·하연경·강지현 선생님 세 분께 하나하나 여쭤보았다.

 
수능 국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중3입니다. 학원을 다닐까, 개념서를 살까, 모의고사를 먼저 풀까 고민입니다.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강지현(이하 강): 어떤 운동이든 처음에 기본기부터 익혀야 제대로 된 자세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공부도 기본부터 차근히 해야 학습에서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선 문학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을 이야기하듯 설명해 놓은 문학 개념어 책을 사서 읽어 보세요. 외우려 하지 말고 2~3번 읽으면서 전체적 흐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등학교 시기별 가장 중요한 국어 공부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성시완(이하 성): 1, 2학년 때의 공부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충실히 임하면서 ‘바탕’을 쌓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용’도 함께 이루어지기에 확실한 개념 정립에 초점을 맞춰야겠죠.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인터넷 강의나 학원식 강의 수업에 이끌려 수능 기출문제 ‘풀이’에 바로 달려드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3학년은 철저히 수능 기출문제 ‘분석’에 초점을 두면서, 모의고사 문제 등을 ‘정확하면서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야 합니다. EBS 연계교재는 위에서 언급한 수능 출제 방향을 이해한 상태에서 재구성해 사용할 때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맹목적으로 기억하려 하지 말고요. 흔히 걱정하는 독서는 국어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 전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므로 여기에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루에 적당한 국어 공부 시간은 어떻게 될까요?
성: 국어는 언어를 바탕으로 한 공부입니다. 그러므로 적당한 ‘시간’보다 매일 ‘한 번’은 하는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자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 교재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교재 선택 관련 조언해주세요.
강: 교재는 ‘개념서’와 ‘평가문제집’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개념서’를 고를 때는 개념어를 사전처럼 나열해 놓은 것보다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부분적인 관점으로 이동해 가면서 개념어를 정리해 놓은 것을 찾아보세요. 개념어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 사례들을 이야기하듯 풀어놓은 것이 부담 없이 읽기에도 좋고, 개념을 이해하기에 유용합니다. ‘평가문제집’은 꼭 기출문제집으로 사세요. 기출문제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드는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국어 영역에는 화법작문, 비문학, 현대/고전 시와 소설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각 영역을 어느 순서대로 공부해야 할까요?
강: 국어 영역은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1학년 때는 고전시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2학년 때는 문법에 대한 지적 한계를, 3학년 때는 현대소설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대시 → 고전시가 → 문법’을 공부해 나가면서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을 함께 읽어 나갈 것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한번 나온 독서 지문이 시험에 다시 나올 리는 없는데, 학교나 학원에서는 지문을 분석하고 각 문단의 요점을 정리하는 활동을 해요. 이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강: ‘독서’라고 하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수능 국어 ‘독서’ 영역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실적 이해력, 비판적 사고력 등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다양한 분양의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독서량이 많지 않다면 짧은 시간에 이러한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그래서 ‘글 → 문단 → 문장 → 단어’의 순서로 좋은 글을 정리하면서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의 관계를 통해 글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성적이 일정하지 않아서 불안해요.
하연경(이하 하): 솔직하게 말하자면 가장 낮은 점수가 학생의 점수라고 보면 됩니다. 국어는 영어, 수학과 같이 기반교과에요, 사회와 같은 지식교과가 아니죠. 또한 국어를 못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론체계가 완성되지 않으면 점수가 오르락내리락 할 수밖에 없죠. 학생들도 사람이니까 점수에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범위를 축소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국어는 점수가 계단처럼 올라요. 변동이 없다가 공부가 오랫동안 누적되면 한 번에 오르죠.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점수가 오르지 않는 부분에서 너무 일찍 포기해버리죠. 지식의 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동안 꾸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국어 특성상 또 공부를 며칠 안 한다고 성적이 떨어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아무것도 안하면 갑자기 떨어진 점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소설을 공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대소설은 나중에 답지를 보고 이해하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어서 힘들어요.
하: 현대소설은 우선 ‘소설’이기 때문에 인물의 마음을 공감할 줄 아는 태도가 꼭 필요해요. 행동을 단순한 행위로만 보고, 그것을 통해 심리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는 경우에는 문제를 풀기 힘들죠. 서술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면서 풀어야 돼요. 그리고 ‘국어’는 정답이 딱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그래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답으로 찾는 과목이에요. 따라서 내 생각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이 ‘행동’은 ‘사람들이 대체로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라든지, ‘이런 심리를 갖고 있을 땐 이렇게 행동하는구나’처럼 받아들일 줄을 알아야 해요.
평소에 흔히 보았거나 분석해서 정리한 문학을 보면 문제가 쉽게 풀리는데 모의고사에서 처음 보는 문학을 마주하면 당황스럽고 내용 파악이 안돼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강: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문학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아무리 새로운 작품이 나온다고 해도 당황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문학을 공부할 때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스스로 정리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1교시 수능 국어에서 우리를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작품수가 한정되어 있는 고전문학이 아닌 현대문학, 특히 낯선 현대시입니다. 낯선 작품을 보고 당황해서 긴장해 버리면 시험을 잘 볼 수가 없게 되죠. 그래서 어떠한 작품이 나와도 내용과 형식을 읽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 50개 이상의 작품을 스스로 정리해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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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구운몽』의 한문본 [사진 중앙포토]

고전소설의 어휘가 너무 어려워서 내용파악이 잘 안돼요.
하: 현대어 풀이가 되면 고전소설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아요. 현대소설이 어려운 영어 독해라면, 고전소설은 중학교 영어 독해에요. 다시 말해, 15세기의 어린이의 말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다가가세요. 문제는 어휘인데, 고전소설의 어휘는 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그런 단어는 암기해 두는 것이 좋을 거예요.
고전소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입니다. 인물도 너무 많고 이름도 매번 다르고 내용을 파악하는 게 여간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고전소설 정복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강: 학생들이 고전소설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누가 사람인지 모르겠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인물에는 동그라미,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에는 네모를 그리면서 읽으라는 것입니다. 또한 인물이 많이 나올 때는 인물 간의 관계를 도식화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은 갈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갈등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선택지에 나오는 개념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요. 말이 익숙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환상적 공간이 도대체 뭔지, 관념의 구체화는 또 뭔지?
하: 사실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관념의 구체화‘라는 표현이 낯설게 다가오면 ’관념‘이 뭘까? 그걸 구체화 한다는 것은 뭘까? 궁금해 하긴 하지만 무엇인지 직접 찾아보지 않고 쉬운 방법만 강구하는 아이들입니다. 처음 보는 개념어를 모르는 것은 당연하죠. 그런 개념어들은 노트에 따로 정리해서 사전처럼 만들어 스스로 사전을 찾아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이 모든 것을 다 알려주길 기다릴 수는 없죠.
문법 개념은 아는데, 응용이 안 되어서 문제를 풀면 자꾸 틀려요.
하: 문법은 제목을 모르고 내용만 공부하면 문제를 풀기 어려워요. 그래서 항상 그 내용이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공부해야 돼요. 제목을 서랍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내용을 정리해야 되죠. 첫 번째 서랍을 완벽하게 알지 못하면 두 번째 서랍도 정리할 수 없어요. 그리고 예시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해요. 특히 예외는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화법과 작문을 자주 틀리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런 친구들에게 조언해주세요.
하: 화법과 작문은 우선 문제를 몰아서 풀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학생들이 화법과 작문을 틀리는 이유는 유형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래요. 화법과 작문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화법과 작문은 3학년 때 단기간에 하고 2학년들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문학과 비문학을 하는 걸 추천해요.
내신 국어는 성적이 잘 나오지만 모의고사 언어 영역은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 반대로 내신국어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지만 모의고사 언어 영역은 뛰어난 학생들은 무엇이 문제인가요?
강: 내신과 수능의 본질적인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내신 문제를 수능 유형으로 출제한다고 해도 내신 시험의 특성상 시험 범위가 수능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이 경우 정해진 범위를 여러 번 복습한 학생이 시험을 더 잘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내신 성적을 올리려면 ‘그날 복습, 1주일 후 복습, 1달 후 복습, 시험 기간 복습’을 실천해 보세요.
수능 언어 영역은 성적이 불안정하게 나오는 학생들, 공부를 열심히 꾸준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강: 공부는 열심히 하기보다는 ‘잘’ 해야 잘 하게 됩니다. ‘잘’ 한다는 것은 적절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수업만 듣고, 인터넷으로 강의만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간혹 있는데 그건 진짜 ‘공부’를 한 것이 아닙니다. 공부는 스스로 읽고 이해하고 정리하고 외우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그냥 읽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국어가 더 이상 발목 잡는 과목이 아닌 희망의 과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이규빈·임소영(경기외고 2), 인터뷰=김효진·박윤수·이지원·최혜지(경기외고 2) TONG청소년 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고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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