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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생기는 사고 일본, 시민의 자존감 자극해 해결 시도

중앙선데이 2015.10.18 01:18 449호 9면 지면보기

3 2013년 NTT도코모가 JR 신주쿠역에 설치한 공익 홍보물.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는 단순 사고부터 범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상대방과 부딪치는 일도 다반사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에 불법 카메라 앱을 설치해 공공장소에서 몰카를 촬영하는 범죄도 심각하다.



지하철은 이런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공공장소 중 한 곳이다. 지하철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라는 공간이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한 소통 매체로 새로운 기능과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가 됐다.

4 계단을 오르는 사람 시선에 잘 띄게 한 경고 문구. [사진 mynavi.np]



2013년 8월 일본의 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일본철도(JR) 신주쿠역 동쪽 출구 하나를 공공소통 매체로 활용했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캠페인이었다. 그런데 이 캠페인에 사용된 광고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광고가 아닌 공공소통을 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직접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위험하다고 알려준다. 바로 밑에는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들은 이 메시지조차 보지 못할 것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아 실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의 자존감을 자극했다. 양 옆 벽면에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과 함께 이런 사고위험 공익 메시지를 외면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시각에서 자각하도록 유도하는 공공소통의 예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은 노란 래핑 공간의 공익 메시지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노랗게 래핑된 지하철 출구는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사람도 잠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맥락상으로 이 메시지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재미나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민망함을 느끼도록 했다. 바로 공공문제 현장에서 자존감을 자극한 것이다. 이런 공공소통 방식은 범죄예방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최선의 범죄예방 소통은 바로 계도와 설득 이전에 자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하는 매체와 메시지가 있다면 현장에서 그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LOUD가 몰카 범죄의 현장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손과 앞사람, 자신의 모습이 보이도록 하는 작은 공공소통에 집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종혁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중앙SUNDAY 콜라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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