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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이슈] 역사 교과서(歷史 敎科書)

온라인 중앙일보 2015.10.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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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고 밝힌 12일 오후 서울 시내 서점을 찾은 시민이 한국사와 관련된 서적을 살피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나라에서 만드는 것)를 공식 발표한 후 찬성·반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습니다. 사실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 홍역’을 겪어 왔어요. 아예 이번 기회에 어지간해서는 논란에 흔들리지 않는 수준 높은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역사 교육의 백년대계(먼 미래를 준비하는 계책)를 세울 방법은 무엇일까요.

독립적 집필기구 설립 … 10년 이상 갈 교과서 만들자
교육부는 2017년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를 교과서 편찬기관으로 지정하고,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해 1년간 집필 과정을 거쳐서요.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한 검정교과서의 경우 북한 관련 기술에선 ‘독재’라는 단어가 2번, 남한 관련 기술에선 24번 언급될 정도로 남한을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며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국정화 결정에 반대하며 “국정교과서는 식민 지배가 우리나라를 근대화시켰다고 하는 친일 교과서로, 문명사회의 상식이 아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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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교육계 원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을 마련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교과서에는 언뜻 보면 잘 발견되지 않는 ‘숨은 코드’가 있습니다. 바로 편집입니다. 특정 정치인의 긍정적인 모습이 담긴 사진을 많이 담거나, 반대로 부정적인 모습의 사진을 주로 담는 식이죠. 어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진·자료의 크기와 배치를 통해 차이를 두면 역사를 바라보는 편향(한쪽으로 치우침)을 낳을 수 있습니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발표가 논란이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뚝딱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는 시도는 좌편향이나 우편향 교과서를 만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현대사는 역사학계에서도 매우 민감하게 다루는 부분입니다. 일본에 대해 정확하게 얘기하면 친일파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남북한 문제를 다룰 때 동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이라는 의심을 받는 상황입니다. 경기대 김기봉 사학과 교수는 “좌우 대립의 틀을 깨지 못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 논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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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공식 발표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


정치권의 교과서 대립이 치열해질수록 그 틈바구니에서 멍드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 교육, 번듯한 역사 교과서입니다.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에만 갇혀 있으면 역사 교과서가 발전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사회학·정치학·법학 연구자들도 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해 역사 과목의 흥미를 높이는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 주경철 서양사학과 교수는 “프랑스의 경우 초·중학교 과정에서는 역사 교과서가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 대신 역사 교사가 선정한 교재로 역사를 배운다”며 “교과서에 목매는 우리 현실이 정답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2015년 10월 13일자 중앙일보

전쟁 치른 독일·프랑스 ‘쌍둥이 교과서’로 갈등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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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는 서로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기록한 `쌍둥이 교과서`를 만들었다. 왼쪽부터 각각 프랑스·독일의 역사 교과서.


역사 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갈등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1980년대 영국에서는 대영제국의 최절정기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일었습니다. 대처 총리는 “(영국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진보가 이뤄진 빅토리아 시대를 가장 암울한 시기로 묘사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런 반성에 따라 영국 정부는 86년 교육장관의 주도 아래 ‘교과서 다시 쓰기’로 이어진 교육 개혁에 나섰습니다.

90년대 미국에서는 ‘역사 표준서’ 개발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당시 개발된 ‘5~12학년용 미국사 표준서’, ‘5~12학년용 세계사 표준서’가 지나치게 특정 시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이 일면서였죠. 정작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은 빼고 여성과 노동계급, 인종·종교적 소수에 대해 강조한다는 지적이었어요. 이 표준서를 전국적인 역사 표준서로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토론과 표결이 이뤄졌습니다.

많은 전쟁을 치른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도 본받을 만합니다. 2003년 초, 독일·프랑스 청소년의회에 참석한 양국의 청소년 550여 명은 양국의 총리와 대통령에게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 언어만 다를 뿐 내용과 사진 배치 등 모든 게 똑같은 ‘쌍둥이 역사 교과서’가 탄생했습니다. 서로 100% 합의할 수 있는 명백한 사실만 기술하고 해석이 엇갈리는 논쟁에 대해서는 각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이 사용됐죠. 집필자들은 “역사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어두운 역사도 드러낼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균형 잡힌 교과서 집필에 나섰습니다. 2015년 10월 15일자 중앙일보

역사 교과서 근본 문제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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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와 수능 70% 연계 정책으로 EBS 교재 판매 매출액은 2010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실 교과서 제작은 출판사들에게 돈 되는 사업은 아닙니다. 대신 참고서·문제집을 비싸게 팔아 수익을 맞춥니다. 또 수능이 EBS 교재와 연계 출제돼 EBS 교재만 불티나게 팔리고 다른 참고서 시장은 반 토막 났습니다. 출판사들이 질 좋은 교과서 제작을 위해 돈을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죠. 게다가 석학이나 대학의 A급 교수들은 교과서 연구에 관심이 없습니다. 교과서 집필이 교수 평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사 교과서에 손댔다가 이념 공격을 받을지 몰라 몸을 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출판사들은 다년간 교과서를 만들어온 교수, 현장교사를 섭외해 교과서 제작을 맡기고 있습니다. 2015년 10월 13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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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봅시다 | 정부가 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검인정교과서가 젊은 세대에게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지 못하고 사실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으로 논란을 빚는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야당은 정부가 오히려 이념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학교·학년·반·이름과 함께 www.소년중앙.com ‘뉴스 레시피’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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