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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각막은 장기기증이 아니라니…" 각막기증하고 떠난 여대생, 공덕비 세울수도 없어

중앙일보 2015.10.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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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보, 리추이 생전의 모습]


'각막은 장기가 아니다'는 문자 해석에 얽매인 규정 탓에 각막을 기증하고도 공덕비에 이름을 넣을 수 없게 된 중국 여대생의 사연이 네티즌을 들끓게 했다.

2014년 당시 21살이던 여대생 리추이(李翠)는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신체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암 세포가 퍼져 장기는 이식이 불가능했지만 각막은 기증이 가능했다. 리가 가족들에게 남긴 당부는 하나였다.

"만약에 제가 죽으면요, 제 몸을 기부하고 싶은데요, 의학연구에 쓰실 수 있게요..."

그는 지난해 4월 9일 오전 6시 21분, 자신의 각막을 두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주고 떠났다. 각막을 기증받은 이들은 앞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여년이 지난 현재, 리추이의 친지들은 리추이를 볼 면목이 없다.

당초 허난(河南)성 적십자회 직원들은 올해 청명절을 즈음해 리추이의 덕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새긴 감사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이 공덕비에는 그의 이름 두 글자를 새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 보건복지 당국은 사람의 각막은 인체 조직이지 장기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 때문에 장기기증자 공덕비에 리추이의 이름을 새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리추이의 오빠 리자오(李釗)는 굵은 눈물만 흘린다. "두 명이나 앞을 볼 수 있게 됐는데, 제 여동생 이름을 공덕비에 새기지 못한다는게 말이 안 됩니다"

중국 인터넷 상은 지금 "각막은 장기가 아니다"라는 검색어로 떠들썩하다. 리추이의 이름을 감사비에 남겨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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