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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엔씨 주식 판 넥슨 김정주, 환율 덕에 손해 면했다

중앙일보 2015.10.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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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올해초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넥슨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3년 만에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넥슨이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을 16일 전량 매각하면서다.

넥슨, 3년만에 엔씨 주식 전량 매각…엔저로 62억엔(587억원) 차익

넥슨코리아의 본사인 넥슨(주)은 16일 오전 도쿄증권거래소에 “엔씨소프트 지분 15.08%인 330만6897주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넥슨(주)은 일본 도쿄증시 상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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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NXC 대표]

넥슨(주)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2012년 엔씨소프트에 투자한 후 3년이 지났지만 두 회사 사이에는 뚜렷한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며 “넥슨은 자본의 효율성을 높여 주주 가치에 기여하자는 기본 원칙에 따라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우리도 이번을 계기로 넥슨과 다시 잘 지내고 싶고, 실제로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자본 효율성 높여 주주가치 높이기 위해 매각"

넥슨이 매각한 엔씨소프트 지분은 넥슨(주)가 보유한 321만8091주와 넥슨코리아가 가진 엔씨소프트 지분 8만880주를 모두 합친 3380만6897주다. 넥슨 측은 이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18만3000원(1만9179엔)으로, 전체 총 금액은 6051억6200만원이다. 이는 2012년 넥슨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던 당시 주당 25만원에 사들여 총 투자금액이 8046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2000억원 이상 적다. 하지만 넥슨(주)는 이번 매각으로 62억엔(586억9726만원)의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환율 차이에 따른 차익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블록딜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5일 오후 급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지분, 누가 샀을까…김택진 대표도 일부 매입

이제 시장의 관심은 누가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샀을까에 모이고 있다. 우선, 넥슨에 지분을 매각했던 김택진 대표가 먼저 블록딜 참여 사실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16일 오전 공시를 통해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 44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김택진 대표의 지분은 11.99%로 올라갔다. 특수관계인 등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을 12% 이상 확보한 것이어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아졌다. 현재 엔씨소프트 최대주주는 지분 12.2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지만, 블록딜 결과에 따라 주요 주주 현황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텐센트를 비롯해 한국 게임업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중국 자본이 매입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분 정리로 갈등 불씨도 제거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정리는 올해초 IT업계를 뜨겁게 달군 양사 간의 경영권 분쟁을 정리한 최선의 해법이라는 분석이 많다. 넥슨은 지난 2012년 주당 25만원(8천45억원)에 엔씨 지분 14.68%를 사들였다. 서울대 공대 선후배로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창업자인 김정주 넥슨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맞손에 IT업계가 깜짝 놀랐다. 목적은 하나, 미국 게임사인 일렉트로니아츠(EA)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EA 인수가 불발 되면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됐다. 게임 공동개발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넥슨이 지난해 10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0.4%를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 15%를 넘기면서 갈등이 커졌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기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합병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올해초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1위업체인 넷마블과 서로 주식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넷마블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김택진 대표와 넷마블의 지분을 합하면 김택진대표의 우호지분이 20%에 육박해 최대주주 넥슨의 보유량(15.08%)이 넘었다. 하지만 넥슨이 계속 엔씨소프트 지분을 갖고 있는 이상 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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