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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현 제도는 기부 범죄시해” 나경원 “기부 키워 복지 뒷받침을”

중앙일보 2015.10.16 02:34 종합 4면 지면보기
풀무원 주식 팔아 2000명 장학금 준 원혜영

기부 막는 역주행 세제 바꾸자 <하> 여야 나눔 전도사들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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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은 15일 “증세를 위해 기부 의욕을 꺾어선 안 된다”며 “무르익지 않은 고액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금은 기부를 더 장려할 때”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세수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 정부가 ‘기부야말로 일반적인 소비 지출 행위와는 다르다’는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며 “기부금과 관련한 세금은 대폭 깎아줘 납세자들의 기부 의욕을 고취하는 선진국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여야가 공인하는 국회 내 ‘기부천사’다. 유기농 농산물 판매회사인 풀무원을 창업해 성공시킨 뒤 떠나면서 받은 21억원 상당의 주식 전액을 처분해 장학재단(부천육영재단)을 설립했다. 부천육영재단은 현재까지 2000여 명의 학생에게 약 1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9년 모친상을 당한 뒤엔 조의금을 전액 봉사·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지난해 출간한 『아버지 참 좋았다』의 인세 전액도 노숙자 자활을 위한 사회적기업(‘빅이슈’)에 전달했다. 그는 2011년부터 매월 받게 된 국민연금 30여만원도 전액 부천희망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다음은 문답.

 - 기부금에 주던 세금 혜택을 줄여 기부금이 많이 줄었다.

 “지금의 제도가 기부하는 행위를 범죄시하기 때문이다. 세제를 담당하는 부처와 공무원들이 기부문화의 중요성이나 사회적 의미·효과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가 전혀 없다. 기부의 의미나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세금 걷는 게 그들에겐 최우선 과제다. 기부금은 ‘세금을 안 내기 위해 빼돌리는 것 아닌가’ 하는 아주 천박하고 부정적인 인식도 깔려 있다. 오죽하면 내가 ‘인사청문회에서 공직자를 평가할 때 봉사·기부활동 내역을 인사자료에 첨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겠나.”

 - 고액 기부자의 역할이 왜 중요한가.

 “사회 전반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인이나 기업의 기부활동이 정부가 해야 하는 사회 복지의 상당 부분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세수 확대를 통한 복지 지출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 특히 고액 기부자들은 본인들이 가진 재산 중 주식을 그대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기재부가 ‘이중 혜택’이라며 이들에 대한 세제 혜택은 거부했다. 100억원짜리 주식을 기부하려면 30억원을 현금으로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들 ‘앓느니 죽는다’며 기부 자체를 안 하고 마는 분위기가 돼버렸다. 하루빨리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 지난 6월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과 함께 국회 기부문화선진화포럼을 창립했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분야에서 기부문화를 실천하는 분이 많다. 다음달 3일부터 ‘국제기부문화선진화콘퍼런스’를 개최해 기부와 관련한 정책 현안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12월에는 공익단체들의 기부·봉사활동 모범 사례를 발굴해 소개하는 ‘기부대상’ 시상식도 할 계획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고액기부 40% 공제 개정안 낸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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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15일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 심폐소생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면서도 기획재정위 소관인 소득세법 개정을 위해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나 의원이 지난 5월 제출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소득세법 개정안들 중 가장 파격적이다.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기본적으로 25%(현행 15%)로 끌어올리고, 고액기부의 경우에는 40%(현행 25%)까지 높인 게 ‘나경원법’의 골자다. 그는 고액기부의 기준을 현행 ‘연 3000만원’에서 ‘연 500만원’으로 낮춰 더 많은 이들이 최고 세액공제율의 적용을 받도록 법안을 설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조차 “우리 제안보다 진일보한 구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나 의원이 ‘기부문화 응급의’를 자임한 이유는 뭘까. 그는 “비정부기구(NGO)에서의 경험에 주변의 안타까운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딸을 둔 나 의원은 스페셜올림픽 한국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2013년 1월 세계대회를 치렀다. 현재도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이 위원회가 예산의 60%를 기부금으로 채워야 하는 NGO다. 이 때문에 나 의원은 “정부의 세법 개정 이후로 기부금 부족으로 허덕이는 NGO들의 실태를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어쩔 수 없이 복지의 한 축을 NGO들이 책임질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선 기부문화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문답.

 - 기부문화 쇠퇴가 심각한 지경인가.

 “정부가 기부금에 대한 공제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 뒤로 계속 NGO들은 기부금 기근으로 허덕이고 있다. 문화계도 후원금이 끊어져 아우성이더라.”

 -세액공제율을 40%로 끌어올리는 법안을 냈는데.

 “이대로라면 기부문화가 사라질 위기다.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안한 방법이다.”

 -정부는 ‘기부금은 줄어도 세수가 늘면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정부가 모든 걸 책임지는 ‘유럽식 복지모델’로 바로 가긴 쉽지 않다. NGO들이 복지의 한 축을 책임지는 ‘미국식 복지’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기부문화부터 활성화해야 한다.”

 - 고액기부금의 기준도 대폭 낮추자고 했는데.

 “서민들로선 1년에 500만원 기부하는 것도 정말 큰일이다. NGO에 있어보니 연 500만원 넘게 내는 게 결코 흔하지 않은 고액기부란 걸 알겠더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기부문화의 제일 큰 축인 개인기부가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했다.”

 -제출된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그동안 의원들의 관심이 부족해 그랬다. 이제부터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낸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기재위원장과 면담도 하면서 관심을 환기시키는 활동을 해나가겠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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