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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만 불어도 휙~ 그래도 쇠보다 10배 강해요

중앙일보 2015.10.16 02:08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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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깃털보다 가벼운 금속인 ‘미세격자금속(Ultralight metallic microlattice)’을 개발했다. 14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이 금속은 부피의 99.9%가 공기로 이뤄져 있어 같은 부피의 스티로폼보다 100배 이상 가볍다. 민들레 씨방 위에 사뿐히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다. 대부분이 공기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람 입김만으로도 날아가고 어깨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바닥에 도달하기까지 10초나 걸린다.

미국 보잉사, 미세격자금속 개발
튜브 내부 99.9% 공기로 채워
“항공기 무게 20% 줄일 수 있어”


 미세격자금속은 사람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두께인 긴 튜브를 격자무늬로 연결시키는 원리로 만들어졌다. 튜브 내부를 공기로 가득 채워놨기 때문에 무게는 가볍고 짜임이 촘촘해 쇠보다 10배나 강해 탄소섬유와 비슷한 강성을 갖췄다. 또 달걀을 미세격자금속으로 감싸면 25층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달걀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탄성이 뛰어나다. 탄성은 철의 7배다. 연구진은 사람 뼈에서 미세격자금속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뼈가 무기질과 유기질의 격자무늬로 구성돼 쉽게 부러지지 않으면서도 속에 공기층이 많아 가볍다는 점에 착안했다.

 미세격자금속을 활용하면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이면서도 강한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만큼 비행기 제작에 최적화된 물질이란 평가가 나온다. 보잉은 미세격자금속을 비행기 내부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는 비행기 내부의 짐칸이나 좌석·칸막이 등을 미세격자금속으로 바꾸면 기존보다 최소 20% 이상 가벼운 비행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잉은 예상했다.

 보잉은 향후 5년 이내에 개발 예정인 우주 로켓에 미세격자금속을 도입하고 10년 이내에 항공기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보잉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으로 설립돼 미세격자금속 개발을 주도한 HRL연구소의 소피아 양 박사는 “줄어드는 비행기 무게만큼 더 많은 승객을 태우거나 더욱 견고한 안전장치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며 “제작 비용을 조금만 더 낮출 수 있다면 자동차 산업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세격자금속을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면 기존의 합성소재 물질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에너지 운용이 가능하다. 격자무늬로 얽혀있는 튜브 내부에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존과 같은 크기의 배터리에 훨씬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촘촘하게 얽혀 있는 튜브가 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어 미세격자금속을 초경량 단열소재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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