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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뭄, 엘니뇨가 몰고 왔나

중앙일보 2015.10.16 01:55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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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평년(지난 30년 평균) 대비 올해의 전국 평균 강수량이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전국 누적 강수량은 754㎜로 평년(1189㎜)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가뭄 피해가 큰 충남과 강원은 평년 대비 강수량이 각각 50%, 52%다.

태평양 수온 올라 기상이변 유발
“태풍 비켜가 비 안 내려” 이견도

 여름비가 적었던 탓이지만 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핵심은 엘니뇨(El Ni<00F1>o)의 영향이냐는 것이다. 태평양 등의 바다 수온이 상승해 발생하는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가뭄과 폭우 등 기상 이변을 동반한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엘니뇨 영향으로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활발하게 발달하지 못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북으로 움직이며 한반도에 비를 뿌려야 하지만 올해는 동서로 움직여 비가 적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세계기상기구(WMO)는 “강력한 엘니뇨가 내년 초까지 어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니뇨 때문에 심한 가뭄이 생긴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엘니뇨는 태평양을 기준으로 남미에 폭우를, 호주에 가뭄을 가져온다. 넓은 지역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그런데 서울에서 불과 수백㎞ 거리에 있는 북한 함경북도에서는 지난달 홍수가 난 것을 보면 이번 가뭄 원인을 엘니뇨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김용진 통보관은 “올해 태풍 대부분이 한반도를 비켜가는 등 내려야 할 비가 내리지 않은 게 가뭄의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진다는 것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지난 여름에 적게 내린 비의 영향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내년 초에 다목적 기상항공기 도입에 맞춰 인공강우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강우에는 요오드화은·염화나트륨 등 구름 입자들을 뭉치게 하는 빙정핵(氷晶核)을 하늘에 뿌려 비가 내리도록 기술이 사용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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