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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환경·비만·교통문제 동시 해결할 수 있죠

중앙일보 2015.10.16 01:03 종합 2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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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레젝 시빌스키 세계은행(WB) 자문역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있다. 그는 “뉴욕의 공공자전거인 시티바이크(Citibike)보다 디자인이나 성능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사진 서울시]


“미국에서는 자동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8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합니다. 자전거는 환경·재난·비만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죠.”

레젝 시빌스키 세계은행 자문역
“탄소배출권과 자전거 연계”
서울 심포지엄서 주제 발표


 지난 14일 만난 레젝 시빌스키(57) 세계은행(WB) 자문역은 국제 사회가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Sustainable transportation)’인 자전거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5일 열린 ‘2015 서울 자전거 심포지엄’에 주요 발표자로 참여했다.

 시빌스키는 사이클 폴란드 국가대표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출전했던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뒤 폴란드에서 체육 교사·스포츠 기자로 일했다. 88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활동에 참여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 주의 몽고메리 대학에서 스포츠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추진하는 환경 보호 캠페인에 대한 자문 역할도 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그가 선택한 발표 주제는 ‘자전거 이용과 탄소배출권(CER) 거래 제도’이다. 국제 사회가 자전거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경제적인 가치(탄소배출권)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현재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은 자전거 이용률을 높여서 감축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탄소배출권으로 환산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서울 자전거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서울 선언문’이 자전거에 대한 탄소배출권 획득을 주요 내용으로 삼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시빌스키는 10년 전과 5년 전에도 서울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매번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서울이 ‘자동차에 점령당한 도시’ 같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차창 너머로 자전거를 한 대도 보지 못했다”며 “올림픽을 개최한 세계 주요 도시 중에 자전거 이용률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시빌스키는 서울시가 도입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비스가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률을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내 곳곳의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1000원(1일권)의 요금으로 빌려주는 따릉이 서비스는 15일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시빌스키는 “영국 런던의 보리스 존슨 시장은 틈만 나면 런던 공공자전거(BCH)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따릉이를 타고 다니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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