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국민연금 갈등, 당사자끼리 만나 빨리 매듭지어야

중앙일보 2015.10.16 00:39 종합 34면 지면보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홍완선(기금이사) 본부장의 연임을 둘러싼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담당 실장·국장과 최광 연금공단 이사장이 15일 면담을 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 이사장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지만 진흙탕 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길이 없다.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50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관리한다. 이 돈은 연금공단 것도 아니고, 정부 것도 아니다. 5000만 국민의 생명과 다름없는 노후 자산이다. 이번 사태는 과연 ‘노후 자금을 공단에 맡겨도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불안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과거 27년 동안 불신의 늪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했다. 2007년 연금개혁을 하고서야 겨우 안정을 찾았고 은퇴자가 늘면서 연금의 진가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그동안 간신히 벌어놓은 신뢰를 다 까먹게 생겼다.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할 것이냐, 지금 체제를 개선할지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2600조원까지 늘어날 거대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사장의 기금 운용 간여를 최대한 차단하고 전문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러나 홍 이사와 최 이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끊임없이 갈등을 벌였다. “같이 일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사장의 도를 넘는 간여, 홍 이사의 불필요한 대외 노출, 공사화를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감독부처인 복지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 그 결과가 이번 파동이다.

 갈등의 당사자인 복지부-최 이사장-홍 이사 3자가 만나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 더 이상의 갈등은 국민연금을 망치는 길이다. 이참에 정부도 연금 운용을 둘러싼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공사화를 정책으로 정했다면 공론의 장에 떳떳하게 내놓고 검증받아야 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