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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우버하다, 카톡하다 … 해보면 압니다

중앙일보 2015.10.16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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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영화 ‘인턴’(2015)을 디지털 뉴스 담당 기자의 눈으로 본다면 주연은 맥북 에어, 조연은 개방형 사무실, 카메오는 우버와 넷플릭스가 아닐까 합니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의 30대 CEO와 70대 인턴의 이야기인데, 각본도 쓴 66세의 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사전에 신생 기업들을 여럿 방문했다고 합니다. 칸막이 없는 넓은 책상, 투명 유리로 된 회의 공간, 어느 곳에나 놓여 있는 맥북 에어 등 영화 속 사무실 풍경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나 우버 타고 집에 갈래”, “넷플릭스나 하나 볼까” 같은 대사도 마찬가지죠(한국어 자막에서는 표현이 생략됐습니다). 영어로는 ‘ubering’, ‘to netflix’로 동사처럼 쓰였습니다. ‘택시타다’가 아니라 ‘우버하다’, ‘영화보다’가 아니라 ‘넷플릭스하다’인 거죠. 이 대사가 인위적이고 우스꽝스럽다는 비평도 있습니다만, 노감독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문득 4년 전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2011년,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카카오 사무실을 방문한 것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범 당시 카카오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며 “요즘 젊은이들은 헤어질 때 ‘문자해’ 대신 ‘카톡해’라고 합니다”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인상적이었던지 노트에 ‘카톡해’라고 적어 보더군요. 그러나 최 위원장은 ‘카톡하다’라는 동사의 의미를 몰랐을 겁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 사용자여서 해본 적이 없는 걸요. “규제에 매이지 마라”, “카카오를 지원해주겠다”는 덕담이 막연하게 들렸던 건 이 때문이었습니다. 

 각종 앱에, SNS에, 기기에. 디지털에는 새로운 게 뭐 그리 자주 나오는지, 이걸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피곤합니다. 하지만 사실 별 거 아닙니다. 그냥 한두 번 해보면 이런 거구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한두 번 경험이 있나 없나의 차이는 큽니다. 궁금하면 ‘성공 요인 분석 보고서’ 같은 거 받아보지 말고, 그냥 해보세요. ‘우버하다’, ‘넷플릭스하다’ 모두 동사잖아요.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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