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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창문에 남은 혈흔 때문에…18년 만에 잡힌 7세 소녀 유괴범

중앙일보 2015.10.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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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검사 한 번에 18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7세 소녀 유괴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미드웨스트에 살던 8세 소녀 커스틴 하트필드는 1997년 5월 어느날 밤 갑자기 사라졌다. 초등학교 2학년에 불과했던 딸 아이의 실종에 하트필드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당시 남아있던 흔적은 단 두 가지. 하트필드의 창문에 금이 가있었다는 점과 하트필드의 속옷이 집 뒷편 정원에 떨어져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수사에 나섰던 경찰은 “아이를 결국 찾지 못했다”고 밝혀 하트필드의 실종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18년이 2015년, 56세의 유괴범이 경찰에 체포됐다. 미드웨스트 경찰은 “하트필드의 이웃이었던 앤서니 조셉 팔마에게 유괴와 1급 살인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종된 하트필드는 당시 이미 목숨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20년 가까이 지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 경위는 발전한 DNA 검사 기술 덕분이었다. 사건을 종결시키지 않고 계속 수사하고 있었던 경찰은 하트필드 방의 창문과 속옷에서 사건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신원 미상인 남성의 혈흔을 발견했다. 경찰은 곧바로 DNA 검사에 착수했지만 이와 일치하는 신원을 바로 찾지는 못했다.

수사 당국은 결국 실종 사건이 일어났던 18년 전 확보해놨던 하트필드 이웃의 DNA를 다시 꺼냈다. 이번에 검거된 팔마도 이웃 남성 10명 중 한 명이었다. 팔마는 사건 발생 당시 두 차례 경찰에 소환됐으나 “이웃집 개가 짓는 소리에 일어나있었지만 내 침대에 누워있었고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견된 혈흔과 용의자 팔마의 DNA는 정확하게 일치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현재까지 하트필드가 살았던 동네에 계속 살고 있었다. 하트필드를 유괴, 살해한 뒤 태연히 결혼도 해서 아내와 자식들도 있었다.

딸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을 18년 만에 찾았지만 하트필드의 부모는 결국 딸은 찾지 못했다. 하트필드의 어머니 섀넌은 “딸이 없어진 이후의 하루하루는 매일 악몽의 연속이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찾아준 경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사진설명>
1. 18년 만에 잡힌 범인은 하트필드의 동네 이웃 앤서니 조셉 팔마(56)였다. [CNN 캡처]
2. 경찰은 커스틴 하트필드가 사건 발생 당시 팔마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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