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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한 15세 미만 소녀 2억5000만명…늘어나는 미성년자 결혼

중앙일보 2015.10.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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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이 결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성년자가 결혼하는 사례의 대부분은 어린 미성년자 여성이 성인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0세 소년이 성인 여성과 결혼하는 흔치 않은 사례도 종종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결혼을 허용하는 나이는 18세부터다. 그러나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도 혼인을 허용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몇가지 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부모의 허락’ 하에 성사되는 미성년자 결혼이다. 대다수의 주 정부는 혼인 관련 법안에 ‘부모가 결혼 허락 서류에 서명을 한다면, 16~17세 미성년자도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이와 같은 결혼이 과연 ‘부모의 허락’인지 혹은 ‘부모의 결혼 강행’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강제적인 결혼도 상당수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제된 결혼에 대해서 주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NYT는 덧붙였다.

미성년자가 결혼할 수 있는 두 번째 예외적인 사례는 사법부의 허용 하에 성사되는 결혼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주 법원의 허가가 있다면 초등학생도 결혼할 수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총 3499명의 미성년자가 혼인 신고를 했다. 대부분은 ‘부모의 허락 하에’ 성사된 결혼이었으며 이들의 나이는 16~17세였다. 그러나 재판부의 허가 하에 혼인 신고를 올린 10~15세의 미성년자도 178명이나 있었다. 뉴저지에서 결혼한 미성년자의 상대 91%는 성인이었다. 주 법원은 2006년 10세 소년과 18세 여성의 결혼을 허가했다. 앞서 1996년에는 12세 소녀와 25세 남성의 혼인도 성사됐다.

뉴욕에서도 비슷한 통계가 있다. 미성년자들은 ‘부모의 허가’와 ‘법원의 허가’를 받고 혼인 신고를 했다. 이렇게 결혼한 미성년자의 수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총 3853명이나 된다. 뉴욕주 법원은 15세의 미성년자와 30대 후반의 성인의 결혼을 허가해준 경우도 있었다.

나이 차이가 나는 결혼의 상당수는 미성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결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성과 아동 이민자들을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타히리 정의 센터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만 ‘강제 결혼’한 18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3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자녀의 결혼을 강제하는 부모들은 ‘가족의 명예’라는 굴레를 씌워 이들의 결혼과 섹슈얼리티를 강제하고 있다. 이들 부모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자녀들에게 결혼을 강권하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오늘날 7억 명의 미성년자 소녀가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살고 있다. 이중 15세 미만의 미성년자 소녀는 2억5000만 명에 이른다고 유니세프는 지적한다. 미성년 결혼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도 점차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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