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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희대의 오보가 된 특종 … 조정석 안절부절 원맨쇼

중앙일보 2015.10.1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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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 량첸살인기’에서 무혁은 해고 위기에 몰린 순간 특종을 잡는다. 그 뒤 무혁은 더 큰 특종을 토해내야 하는 처지에 몰린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2012년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로 친근한 배우 조정석(35)이 이번엔 ‘기자’가 되어 돌아왔다. 특종을 터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결국 꾀를 쓰다가 더 큰 덫에 빠지고 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특종 : 량첸살인기’(이하 ‘특종’, 노덕 감독)에서 배우 조정석이 연기하는 방송국 사회부 기자 허무혁 얘기다. ‘특종’은 특종을 터뜨린 줄 알았던 무혁이, 그것이 오보임을 알게 되면서 특종에 쫓기는 과정을 스릴 넘치는 블랙 코미디처럼 펼친다.

 ‘특종’은 조정석이 단독 주연으로 나선 첫 작품이다. ‘그리스’ ‘헤드윅’ 등 뮤지컬 무대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지금껏 영화 ‘건축학개론’과 ‘관상’(2013)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활약했고,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와 지난 8월 종영한 TV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tvN)에서 각각 신민아, 박보영과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영화 ‘특종’에선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불안과 피로가 가득한 얼굴로 극 전체의 속도와 팽팽한 긴장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한다. 주연으로 나선 그를 믿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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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주연은 처음이다.

 “그만큼 내가 상대하는 인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말 좋았다. 전작에서는 몇몇 인물만 상대했다면 ‘특종’의 무혁은 방송국의 백 국장(이미숙), 문 이사(김의성), 유 팀장(태인호), 경찰의 오 반장(배성우) 등과 하나하나 부딪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난 연기할 때 캐릭터와 캐릭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게 제일 재미있다.”

 - 무혁은 방송 기자다. 그것도 방송의 생리와 특종의 힘을 잘 아는.

 “난 이 영화의 초점이 기자란 직업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사건에 휩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봤다. 기자란 직업에 대해선 TV 뉴스를 보며 기자의 말투와 행동의 특징을 관찰하는 정도로 연구했다.”

 - 영화에 등장하는 소설 『량첸살인기』가 살인범의 정체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 이 영화에만 등장하는 가공의 중국 범죄소설이다. 무혁이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특종을 터뜨린 이후 이 소설이 사건과 밀접한 연관을 띠게 된다.”

 - 무혁에게 특종이 그런 것처럼, 배우 조정석에게 가장 큰 유혹은 뭘까.

 “돈의 유혹을 느낀 적이 있다. 뮤지컬 공연을 한참 할 때였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내가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 돈이 없으니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 그때 돈만 생각했다면 들어오는 작품에 닥치는 대로 출연했을 거다. 하지만 통장 잔고가 0원이 돼도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 어떻게 그 유혹을 이길 수 있었나.

 “난 오래전부터 배우 조정석의 출연작 목록과 이미지를 스스로 일궈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겉보기에 화려 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다. 그건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난 지금껏 내가 출연한 작품 하나하나가 다 뿌듯하다. 고심해서 골랐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그 뿌듯함에 상처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느라 돈을 꾸러 다녀야 했지만.”(웃음)

 -‘특종’은 추리극, 스릴러, 드라마, 코미디 등 여러 장르가 뒤섞인 작품이다.

 “그래서 무혁이 어떤 기분인지 몰입해 연기하면서도 무혁이란 인물에 거리를 두고 생각해야 했다. 관객에게 이 상황 전체가 어떻게 보일까 고민하면서.”

 - 배우 조정석 하면 ‘발동 거는 연기’가 떠오른다. 어떤 감정을 완성된 상태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이 생겨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느낌이라 할까.

 “그건 내가 연기할 때 인물의 감정이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과 공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 때문일 거다. 왜, 두 사람이 웃으며 밝게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 뭔가 싸늘한 분위기가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그런 공기까지 전달해야 그 장면이 더 재미있고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게 진실한 연기라 믿는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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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이은선 기자): 거침없이 커지는 판을 보는 재미. 새로운 국면마다 원맨쇼에 가까운 조정석의 연기와 요령 넘치는 연출이 스토리의 흠결을 덮는다.


★★★☆(김혜선 영화칼럼니스트): 특종을 노리다 ‘생쇼’를 하는 미디어와 대한민국에 대한 ‘웃픈’ 기록. 심층 보도 없는 심층 보도에 허망하게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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