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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려대 "성적 우수자에게 줄 돈, 저소득층 학생과 리더십 프로그램에 쓰겠다"

중앙일보 2015.10.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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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2016학년도부터 장학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소득분위 중 1~2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생활비를 매월 추가지급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늘리고, 매년 27억~28억원 가량 지급됐던 성적 장학금은 2016년 24억원을 마지막으로 지급이 중단된다. 이후엔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심사를 통해 지급하는 ‘필요기반 장학금(정의장학금)’의 일부로 기금이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고려대는 100억원의 별도 기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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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총장은 14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까지 국내 대학들은 대부분 성적 장학금 등을 '성적을 잘 받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썼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를 잘하면 돈으로 보상받는 체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뛰어난 인재로 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장학제도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2016년도부터 ‘자유ㆍ정의ㆍ진리 장학제도’를 새롭게 내놓는다. ‘자유장학금’은 학생자치활동장학금과 근로장학금 등에 쓰이는 금액으로 내년도에 35억이 배정돼있다. 특히 현재 5800원으로 책정된 근로장학금 시급을 최대 1만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의장학금’은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이 각 단과대 별로 설치된 ‘장학심사위원회’에 개별적으로 장학금을 신청한 뒤 심층인터뷰를 통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편한다. 고려대는 정의장학금에 200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장학금도 신설된다. 명칭은 ‘진리장학금’이다.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중국 관련 리더십 프로그램(KU-CHINA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비롯해 앞으로 라틴아메리카ㆍ베네룩스3국ㆍ일본ㆍ유럽 등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의 범위를 넓힌다. 프로그램 교육 과정에 필요한 등록비와 수업료, 항공료, 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ITㆍBT 등 분야별로도 장학금을 확대한다. 각 단과대가 관련 프로그램 장학제도를 기획해 제안하면 장학위원회의의 심의를 거쳐 제도로 만들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고려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는 총장 기자간담회 직전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장학금 제도 개편은 권위주의적 독선“이라며 ”학생들이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민구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장학금 분배 방식이 뿌리채 바뀌는 제도 개편을 학생들이 기사를 통해 통보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학교 측은 즉시 학생들에게 장학제도 개편안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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