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서건창이 13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회 선제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 4월 두산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두 달 공백기를 가졌던 서건창은 통쾌한 한 방을 터뜨렸다. 5-2로 이긴 넥센은 2연패 뒤 1승을 거둬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넥센 5 - 2 두산
유희관 상대 3회 결승 솔로포
포스트시즌 19경기 만에 첫 홈런
밴헤켄, 8회 2사까지 2실점 MVP
오늘 양훈·이현호 선발 4차전
서건창은 0-0이던 3회 말 1사에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과 맞섰다.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유희관의 직구(시속 130㎞)가 다소 높게 들어왔다. 서건창은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그리고 정확하게 때렸다. 발 빠른 두산 중견수 정수빈은 타구를 쫓다가 목동구장 담장에 가로막혔다. 온 힘을 다해 점프를 했지만 공은 정수빈의 글러브를 넘었다. 균형을 깬 솔로홈런.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가운데 펜스까지 거리 125m)이라면 잡힐 타구였지만 목동에서는 담장을 넘어갔다. 이른바 ‘목런(목동구장에서 나오는 짧은 비거리의 홈런)’이었다.
올 시즌 넥센은 정규시즌 팀 홈런 1위(203개)에 올랐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도 9명이나 된다. 목동구장은 창원을 제외하고 프로야구단이 홈으로 쓰는 구장 중 가장 작다. 넥센 타자들은 근력을 키우고 과감한 스윙을 하며 ‘목런’을 많이 만들어 냈다.
그런 넥센에서 서건창은 이질적인 타자다. 그는 배트를 몸 가까운 곳에 두고 간결하게 휘두른다. 작은 폼으로 지난해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01개)을 세운 그는 올해 잠시 스윙을 크게 했다가 원래 폼으로 돌아왔다. 간결한 스윙으로도 서건창은 비거리 120m의 짜릿한 ‘목런’을 쳤다. 그가 포스트시즌 19경기 만에 때린 첫 홈런이기도 했다. 경기 후 서건창은 “목동에 오면서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투수들이 잘 던져 주고 있기 때문에 타자들이 분발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4회 말에도 ‘목런’이 터졌다. 8번타자 김하성이 유희관의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 역시 비거리 120m였다. 넥센은 5회 말 박병호·유한준의 연속안타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다. 7회 말에는 박병호의 볼넷 후 유한준·김민성이 연속 2루타를 날려 5-0을 만들었다. 포스트시즌 3경기 30이닝 동안 10점을 내는 데 그쳤던 넥센 타선은 홈 구장으로 돌아와 다시 터졌다.

4차전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왼손 투수 이현호, 넥센은 1차전에서 등판했던 오른손 투수 양훈을 선발로 내세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양팀 감독의 말

밴헤켄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타선이 터지길 바랐는데 생각대로 됐다. 4차전도 넥센다운 야구로 승부하겠다. 1차전에서 던졌던 양훈의 휴식(3일)이 짧지만 어쩔 수 없다. 투구수(90개)가 적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다.
◆김태형 두산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