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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푼 5] 쌀국수 1위는 현지 요리사가 만드는 그곳

중앙일보 2015.10.14 00:10 강남통신 8면 지면보기
江南通新이 ‘레드스푼 5’를 선정합니다. 레드스푼은 江南通新이 뽑은 맛집을 뜻하는 새 이름입니다. 전문가 추천을 받아 해당 품목의 맛집 10곳을 선정한 후 독자 투표와 전문가 투표 점수를 합산해 1~5위를 매겼습니다. 이번 회는 쌀국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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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의 맛은 쇠고기 육수가 좌우한다. 사진은 리틀사이공의 안심·양지·차돌·도가니쌀국수.

   
진한 육수, 부드러운 고기 … 줄 서서 가는 맛집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서인지 뜨거운 국물 요리가 생각납니다. 뜨거운 국물에 담백한 면발, 이국적인 향까지 더해진 쌀국수는 이제 더는 이색적인 외국 음식이 아닙니다. 숙취 해소에 좋은 숙주가 들어 있어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입니다. 이번 회는 쌀국수를 국내에 소개한 원조 맛집부터 태국식 쌀국수 맛집, 맛집의 거리 이태원과 신촌·홍대에서도 손꼽히는 쌀국수집 등 다양합니다. 위치도, 맛도 다르지만 5곳 모두 ‘줄 서서 가는’ 맛집이라는 게 공통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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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 
쌀국수 국내에 알린 원조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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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이 집의 진한 육수를 따라갈 쌀국수집을 못 찾았다.”(독자 김주형)

한국에 쌀국수를 소개한 원조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다. 박형상 대표가 호주 유학 당시 우연히 접하게 된 베트남 음식의 매력에 빠져 1997년 압구정 본점을 연 게 시작이다. 박 대표가 호치민에서 만난 조리사 윤다이씨와 처음부터 지금까지 손발을 맞추며 18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육수는 쇠고기뼈와 닭뼈를 끓여 만드는데 이것이 베트남 쌀국수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베트남 전통 방식대로 무절임을 준다. 국수에는 청양고추보다 매운 베트남 고추를 넣어 먹는다. 모든 메뉴는 포장 판매한다. 압구정 본점 외에도 가로수길·강남역·롯데월드몰·김포공항롯데몰·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6개 지점이 있다.

○ 대표 메뉴: 퍼보 9500~1만2500원, 퍼가·분보싸오 9500원(중), 1만1000원(대)
○ 운영 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 전화번호: 02-518-9051
○ 주소: 강남구 강남대로 156길 47
○ 주차: 발레파킹(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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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연남
태국 그대로의 맛과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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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분위기에서 태국 현지 느낌이 물씬한데 요리사도 현지 사람이다. 태국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격도 부담 없다”(독자 서정옥)

연남 동진시장에서 연남동 안쪽으로 걷다 보면 사거리 왼쪽에 정원이 있는 주택을 개조한 음식점이 보인다. 이곳이 소이연남이다. 태국어로 쓰인 간판을 미처 못 봤다 해도 강하게 풍기는 태국 음식 냄새 때문에 어디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문 연 지 1년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평일 오후에도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며 연남동 대표 맛집으로 알려졌다. 인근 연남 동진시장에 있는 ‘툭툭누들타이’의 세컨드 브랜드로 메뉴는 쌀국수와 쌀국밥 두 가지뿐이다. 푹 고아낸 쇠고기 육수에 두툼하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운 고기가 이 집 쌀국수의 특징이다. 면은 얇은면과 중간면 중 선택할 수 있다.

○ 대표 메뉴: 쇠고기국수 7500원, 소이뽀삐아 1만1000원, 쏨땀 1만2000원
○ 운영 시간: 낮 12시~오후 10시30분
○ 전화번호: 02-323-5130
○ 주소: 마포구 동교로 267 1층
○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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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호이
두툼한 고기와 넓은 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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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 국물 맛이 시원한 게 일품이다.”(독자 이상훈)

남산 3호 터널 오른쪽의 언덕을 오르다 보면 노란색 벽이 있는 가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태원 소월길을 대표하는 베트남 요리 전문점 레호이다. 가게 내부도 온통 노란색으로 베트남식 형형색색의 등과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베트남어로 축제를 뜻하는 레호이의 식사 메뉴는 5개뿐이다. 베트남식 쇠고기 쌀국수 포보는 걸죽하고 진한 국물과 두툼한 고기, 넓은 면발이 특징이다.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와 각종 채소를 새콤달콤한 소스에 비벼 먹는 분차를 비롯해 쌀로 만든 바게트에 돼지고기·달걀을 넣어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도 인기다. 특히 반미는 인기가 많아 갤러리아백화점에도 입점했다.

○ 대표 메뉴: 포보·분차오 1만2000원씩, 반미 6000원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전화번호: 070-4242-0426
○ 주소: 용산구 소월로38가길 5 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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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당
혼자 가도 부담 없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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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손님이 아닌 쌀국수가 이 매장의 주인공이다.”(독자 김진석)

5일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찾은 가게엔 ‘후루룩’ 국수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 매장 중앙에 있는 오픈 주방에서 국수를 만드는 직원도, 주방을 빙 둘러 ㄷ자 형태로 된 카운터(바)석에 앉아 국수를 먹는 사람들도 모두 자기 앞에 놓인 국수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혼자 온 사람뿐 아니라 2~3명이 함께 온 무리도 말없이 국수만 먹었다. 그만큼 국수의 맛이 뛰어났다는 얘기다. 이곳은 가게가 좁아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가게 문 앞이 늘 북적인다. 주문 방식은 독특하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 문 옆에 있는 노란색 주문 기계에서 메뉴를 고른 뒤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면 주문서가 나오고, 직원이 나와 주문서를 가져간다.

○ 대표 메뉴: 차돌박이쌀국수 7000원, 양지쌀국수 7500원, 차돌양지힘줄쌀국수 8500원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 전화번호: 02-3141-0807
○ 주소: 서대문구 연세로5다길 35 1층
○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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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파파포
자꾸 생각나는 묘한 중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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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한 번 쌀국수를 맛본 후 오랜 기다림마저 즐거워졌다.”(독자 이소연)

합정역에서 상수역으로 향하는 맛집 골목, 그중에서도 리틀파파포의 줄은 유난히 길다. 진하면서도 깔끔한 국물과 푸짐하고 부드러운 고기를 얹은 쌀국수 때문이다. 국수를 다 먹은 후 부족하다 싶으면 밥을 달라고 해서 국물에 말아 먹으면 된다. 밥은 무료다. 가게는 10명 남짓 들어갈 정도로 작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게 앞에 놓인 종이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긴 후 서서 기다리다 이름이 불리면 들어간다.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또다시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홍대(서교동)와 연남동에 합정 본점보다 규모가 큰 2·3호점이 있다.

○ 대표 메뉴: 양지쌀국수 7500원, 차돌박이쌀국수·생안심쌀국수·해산물쌀국수 9000원씩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 전화번호: 02-326-2788
○ 주소: 마포구 독막로3길 7
○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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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선 아침식사 메뉴
쇠고기 쌀국수는 프랑스 영향


‘해장 음식’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저칼로리 음식’ 전혀 어울리지 않은 2개의 수식어가 만나는 요리가 바로 베트남 쌀국수다. 베트남은 현지의 고유한 식문화에 중국·인도·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복잡한 식문화가 있는 나라다. 쌀과 면요리를 즐겨 먹는데 이 중에서도 베트남 쌀국수는 본래 현지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음식이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 성분이 고르게 들어있는 데다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건강식으로도 인기다. 정기일 더 플라자 총주방장은 “쌀국수는 지방과 재료에 따라 조리법이 다양한데 쇠고기를 얹으면 포보, 닭고기를 얹으면 포가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즐겨 먹는 쇠고기 쌀국수는 프랑스의 영향이다. 베트남은 원래 쇠고기를 먹지 않는데 1880년대 중반 베트남 북쪽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군이 쇠고기 요리법을 전해 주면서 하노이를 중심으로 쇠고기와 민속음식인 쌀국수를 함께 먹게 된 것이다. 그러던 것이 1950년대 이후 베트남이 남북으로 분단되자 남쪽으로 내려간 하노이 사람들이 호치민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쇠고기 쌀국수를 팔면서 베트남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베트남은 국물면, 태국은 볶음면이 주류
1990년대 후반 저칼로리 웰빙음식으로 인기
현지 분위기의 작은 가게 중심으로 다시 떠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이지만 베트남과 태국의 쌀국수에는 차이가 있다. 정기일 총 주방장은 “베트남 쌀국수가 불린 면에 육수를 부어 먹는 방식이라면 태국식 쌀국수는 육수에 면을 함께 삶아 먹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또한 태국식 쌀국수는 볶음면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쌀국수 맛은 육수가 좌우한다. 정기일 총주방장은 “찬물에서 핏물을 뺀 양지에 다시마·멸치·양파·대파·월계수·정향(향신료)·팔각(향신료) 등을 넣고 4~5시간 푹 끓여 만들라”고 조언했다. 실제 대부분 쌀국수 가게에서 차돌박이나 힘줄 같은 다른 쇠고기 부위 고명보다 양지 고명을 얹은 쌀국수가 비교적 저렴한데 이는 양지가 쌀국수 육수를 내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쌀국수 고명으로는 육수에 사용한 양지뿐 아니라 차돌박이, 닭가슴살 등이 쓰인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기 때문에 고기가 부드럽고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소화가 잘되도록 식감이 연한 것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해산물을 사용할 땐 홍합·새우·오징어 등을 주로 쓴다. 해산물은 육수가 있는 쌀국수보다는 매콤한 맛의 볶음 쌀국수가 더 잘 어울린다.

 베트남 쌀국수는 국내에선 1990년대 후반 첫선을 보인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 포호아·포베이·포메인·호아빈·호아센 같은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이 대거 문을 열었다. 마침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밀가루 대신 쌀이 들어간 쌀국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국내 분위기와 맞물려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칼로리가 낮다는 점 때문에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정기일 총주방장은 “베트남 쌀국수는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가 강하지 않은 데다 매콤한 맛과 국물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에겐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많은 가게가 손쉽게 육수를 내려 조미료를 사용해 각각 차별화하지 못한 데다 요식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쌀국수의 열기도 점차 식었다. 그러나 몇 년 새 이태원·신촌·홍대에 있는 작은 가게를 중심으로 쌀국수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가게는 기존 프랜차이즈점과 달리 작은 가게에서 현지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와 맛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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