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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리포트] 홍콩대, 세계 경제 중심에서 글로벌 인재 키운다 … 등록금은 영미 절반

중앙일보 2015.10.14 00:10 강남통신 6면 지면보기
江南通新이 ‘해외 대학 리포트’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대원외고·경기외고·청심국제고·한영외고·외대부고·민사고 등 국제반을 운영하는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진학한 해외 대학 상위 30곳 가운데 국제반 교사가 추천한 주목할 만한 대학을 소개합니다. 이를 위해 2012~2014년 6개 학교의 해외 대학 진학 실적을 받아 합산했습니다. 합산 결과 6개 학교 총 1998명(중복 합격 포함)이 미국·영국·중국·홍콩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로 소개할 곳은 아시아에서 명문대로 꼽히는 홍콩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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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는 지난 1세기 동안 중국의 주요 인사를 배출했다. 고풍스런 느낌의 홍콩대 메인 건물(사진 중앙)과 주변으로 들어선 고층 학교 건물은 홍콩의 발전과 변화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 홍콩대]

상경대 세계 20~30위 랭크…진보·개방의 교육 철학
5년 전부터 한국인 학생 늘어나 현재 400여 명 유학
글로벌 기업 인턴십, 중국 교환학생 프로그램 활발

홍콩대(University of Hong Kong)는 각종 세계 대학 평가에서 항상 아시아 상위 5위 안에 드는 손꼽히는 명문대다. 영국 타임스 고등 교육 기관(Times Higher Education)이 발표하는 ‘THE 세계 대학 평가’에서 아시아 4위(세계 44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에서 서울대는 아시아 9위(세계 105위)에 그쳤다. 홍콩대는 특히 경제·금융 분야에서 명문대로 인정받고 있다. 경제·경영·회계·금융 등 상경대 학과는 각종 평가에서 세계 20~3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홍콩대에 많이 가기 시작한 건 약 5년 전부터다. 현재 홍콩대에는 약 400여 명의 한인 학생이 유학 중이다. 미국·영국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와 세계 금융의 중심인 홍콩에서 경제·금융 분야로 진출이 쉽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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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양면적이면서 묘한 매력을 가진 도시다.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지로서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엔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마천루를 이루며 세계에서 가장 국제화된 도시의 매력을 풍긴다. 동시에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중국풍의 가옥과 음식·축제 등 중국 특유의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홍콩인의 삶과 문화는 중국적이면서 동시에 서구적이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과거와 현대가 함께하고, 중국식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존한다. 지난해 홍콩행정장관 선거안이 계기가 돼 촉발됐던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 운동인 우산혁명이 단적인 예다. 10만 명의 홍콩 시민은 센트럴을 점령하며 민주주의를 외쳤다.

 홍콩대는 이런 홍콩의 변화와 국제정치·경제의 흐름을 가장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홍콩대 한인 유학생 학생회장을 맡은 김영민(경제금융학과 3)씨는 “홍콩대의 교육 철학은 진보·개방·국제화 세 단어로 압축된다”고 표현했다. 홍콩대엔 이런 교육 철학을 잘 보여주는 상징물이 하나 있다. 교내 중심에 위치한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라는 조각상이다. 덴마크 예술가인 옌스 갈쉬어트(Jens Galschiot)가 1997년 천안문 사태 8주년을 기념해 조각한 조각상이다. 천안문 사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가진 홍콩대의 명물이다. 조각상엔 “혁신은 늘 구태보다 앞선다”(The old cannot kill the young)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김씨는 “지난해 우산혁명도 홍콩대 법대 베니 타이(Benny Tai)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고 홍콩대 학생들은 어느 대학 학생보다도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대에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들은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지로서의 홍콩과 세계의 정치·경제 패권을 쥐고 흔드는 중국을 동시에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인재로서 필요한 국제적 감각과 시야를 기르기에 최고의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영국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등록금도 장점이다. 유학생의 1년 학비는 미국달러로 평균 1만8250달러(한화 약 2180만원) 정도다. 한인 유학생들은 4분의 1 수준에서 전액까지 4년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드는 유학 비용은 더 저렴해진다.

공부량 많고 B학점 받기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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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문화교류 축제에서 한국을 알리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 [사진 홍콩대]


홍콩은 1842년부터 1997년까지 155년 동안 영국의 지배 아래 있었기 때문에 대학 교육에도 영국의 특징이 묻어난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영국식 대학 학제를 따라 3년제 대학 시스템을 유지하다가 2012년부터 4년제 대학으로 개편됐다.

 홍콩대는 학구열을 중시하는 영국 대학처럼 학업량이 많고 학사관리가 엄격하다. 사회과학대 심리학과 3학년 이재형(23)씨는 “전공 심화 수업인 사회심리학 같은 경우 매주 필수로 읽어야 할 분량만 100페이지가 넘고 논문을 두 편 이상 예습하고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며 “매일 4~5시간씩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공부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명문대답게 수재들만 모여 경쟁도 치열하다. 회계금융학과 3학년 성윤기(23)씨는 “재학생 중 12%가량이 중국 본토에서 온 학생인데 모두 중국 수능인 가오카오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수재들”이라며 “학점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평점이 4.3 만점에 3.0(B)점만 넘어도 준수한 편이고, 평점 3.5점을 넘기면 학과장이 따로 시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수님들도 매 수업마다 긴장할 정도”라며 “조금만 실수해도 학생들이 금방 지적할 만큼 학생들 수준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수진은 정교한 수업으로 학생들을 이끈다. 홍콩대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6.5명에 불과하다. 한국 대학처럼 교수 강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수업마다 튜토리얼(tutorial)이라고 부르는 조교 토론 수업이 함께 이뤄진다.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 정도 참석하는 교수 강의 후엔 10~20명 규모로 진행되는 소규모 토론 수업이 이어진다. 회계·금융처럼 어려운 문제를 많이 푸는 학과에선 문제풀이 보충이 이뤄지고, 사회과학대·인문대 등 사회 이슈를 많이 다루는 곳에선 이론을 현실에 적용한 토론이 벌어진다. 이 학교 컴퓨터공학과 2학년 하태민(20)씨는 “교수 강의가 3시간이면 조교 토론 수업이 1시간씩 이뤄진다”며 “조교 토론 수업을 통해 강의에서 어려웠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아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의-조교 토론 수업으로 수업의 깊이를 만든다면 매일 캠퍼스 곳곳에서 이어지는 특강은 수업의 다양함을 더한다. 건축학과 2학년 김경민(20)씨는 “각 학과에서 현장 전문가 특강 또는 박사들의 논문 발표회를 많이 해서 학교 전체로 따지면 매일 특강이 이어진다”며 “홍콩대에선 본인 의지만 있다면 전공 공부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볼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의 특강 참여율도 높다. 김경민씨는 “건축학과에서 건축재료로서 콘크리트의 장단점에 대한 특강이 진행됐는데, 교수들도 모두 참가해 1시간이 넘게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검증된 인재로 통하는 홍콩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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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열리는 홍콩대 토론 대회. [사진 홍콩대]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아시아 지사를 홍콩에 둘 정도로 홍콩은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지다. 홍콩대는 이런 홍콩 경제에 산소를 공급하는 허브와 같다. 취업 시즌인 9~10월엔 글로벌 기업들의 취업 설명회가 교내에서 매일 이어질 정도로 홍콩 소재 기업의 홍콩대 졸업생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홍콩대 상경대는 경제·회계금융·경제금융·마케팅·경영학과 등 11개 전공을 운영한다. 이 중에서도 학년별로 20~30명씩 소규모로만 운영하는 국제경영학과(International Business and Global Management·IBGM)는 최고 중의 최고로 꼽힌다.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 사례를 분석하며 통계·회계학은 물론 금융·마케팅·경영기법까지 국제경영 전반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학과이다.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교육은 홍콩대 상경대의 강점이다. 국제경영학과 4학년 이수연(22)씨는 “상경대 교수진은 실제 홍콩 금융회사에서 오랫동안 실무 경험을 익힌 현장 출신이 많다”며 “매 수업마다 실제 기업 사례를 들어 다양한 경영 분석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시험 문제의 경우 수업 내용으로 나온 마케팅 분석 기법을 동원해 한 기업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의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문제들이 출제된다.

 김영민씨는 “최근 세계정세를 고려해 동남아시아 국가의 새로운 통화시스템을 디자인해보라는 식의 이론을 현실 경제에 적용해보는 토론과 시험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수업 당일 오전에 보도됐던 금융뉴스를 소재로 토론이 벌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이렇게 대학에서부터 현장 감각을 익히고 세계 경제·금융의 흐름을 꿰뚫는 교육을 받는다.

 재학 중 홍콩 소재 기업에서 인턴십 기회도 많다. 성윤기씨는 “기본적으로 홍콩에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금융회사 지사가 워낙 많다 보니 인턴십 기회가 많다”며 “학교 e메일을 통해 수시로 인턴십과 취업 공지가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덕분에 홍콩대 상경대 출신은 홍콩 금융가에서 검증된 인재로 통한다. 김영민씨는 “경제·회계·금융 등 상경대 졸업생들은 대부분이 홍콩 현지의 투자은행·헤지펀드·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업계로 진출한다”고 했다. 세계 금융의 중심에서 일하고 싶다면, 홍콩대만 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살아있는 국제 정세 교육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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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아트 갤러리에서 수업 중인 학생들. [사진 홍콩대]


지난 7일 홍콩대에선 개교 104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대 직원과 학생, 졸업생 2000여 명이 참가한 교내 평화 시위가 열렸다.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교수인 요하네스 찬 전 법학부 학장의 부총장 선출이 대학 이사회에서 부결된 것이 문제였다.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친중국파 정치권의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벌어졌던 우산혁명의 연장선이다. 홍콩대에 유학 중인 한인 학생들은 “지금 홍콩대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한가운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민씨는 “중국 본토 학생과 홍콩 현지 학생을 두루 만나면서 토론했던 경험은 앞으로 아시아 정세를 이해하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데 커다란 자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대가 살아 있는 국제 정세 교육의 현장인 셈이다.

 개방과 국제화는 홍콩대의 또 다른 장점이다. 홍콩대 학생은 ‘커먼 코어’(common core)라는 필수 교양 과목을 듣는다. 인문·과학·중국·국제화 네 영역으로 나뉘는데, 보통 1~2학년에 걸쳐 6개 과목 정도를 이수한다. 김경민씨는 “중국 관련 교양 수업이 홍콩대만의 특별한 수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 건축 문화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홍콩·대만 등 아시아권의 다양한 건축 양식을 두루 살펴보는 수업이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하태민씨는 “홍콩대에서 만들어지는 중국 학생 인맥뿐 아니라 다양하게 개설된 중국 관련 강의를 통해 중국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해외 인턴십과 교환학생도 활발하다. 건축학과는 매해 중국·대만 등으로 건축 체험학습을 떠난다. 3학년 때는 아예 한 학기 동안 중국 상하이에 있는 교육 센터에서 건축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사회과학대는 해외 NGO 등에서 인턴십 또는 해외 교환학생을 의무적으로 다녀와야 한다. 심리학과 3학년 이재형(23)씨는 2012년 9월부터 한 학기 동안 중국 푸단(復旦)대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이씨는 “홍콩에서 공부하면서 중국까지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홍콩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와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현지 인맥 넓히는 기숙사 생활

홍콩대는 기숙사 문화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통학이 가능한 홍콩 현지 학생들도 상당수가 일부러 기숙사에 들어간다. 홍콩대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생활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숙사는 캠퍼스 교내외 곳곳에 마을 형태로 흩어져 있다. 캠퍼스 내에 있는 기숙사 동도 있고, 캠퍼스에서 3~4㎞ 정도 멀리 떨어진 곳도 있다. 각 기숙사 동별로 위치와 시설 수준도 모두 다르고, 개성과 문화도 뚜렷하게 다르다. 스포츠·음악·학업 등 동아리·소모임 활동이 각 기숙사 동별로 이뤄진다. 성윤기씨는 “많은 홍콩 현지 학생이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기숙사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기숙사 생활에 열성적”이라며 “10~11월엔 캠퍼스 곳곳에서 기숙사 동별 대항전이 열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콩대 학생들에게 기숙사가 인맥 형성의 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음 해의 기숙사 체류를 심사하는 과정도 독특하다. 각 기숙사 동별로 따로 꾸려져 있는 학생 자치위원회가 학생들의 기숙사 체류를 심사한다. 이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성적이 아니라 기숙사 동아리 활동에 얼마나 열성적으로 참여했는지 여부다. 기숙사 동별로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홍콩 현지 학생이 많은 기숙사 동은 거의 의무적으로 기숙사 동아리 활동에 참가해야 할 정도로 단체 활동을 강조하는 분위기인 반면 국제 유학생 비율이 높은 기숙사 동은 좀 더 자유롭고 개인적인 분위기가 많다.

 기숙사 생활이 의무는 아니다. 원한다면 자취를 해도 된다. 유학하는 자취생에겐 학교에서 매달 최대 2600홍콩달러(한화 약 39만원)까지 조건 없이 지원해준다. 하지만 홍콩의 월세가 워낙 비싸서 한인 유학생들도 기숙사를 선호하는 편이다. 김영민씨는 “이런 분위기가 유학생에게 부담되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홍콩 학생과 인맥을 만들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며 “처음 기숙사를 신청할 때 동별 분위기와 개성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한인 유학생들이 말하는 홍콩대 생활

Q 입학 과정은.

A 미국·영국 대학 입학 전형과 비슷하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시험)·SAT·AP(대학 선이수제) 등의 성적과 GPA(고교 내신)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면접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서류 평가 점수가 우수할 경우 안 보기도 한다. 특징적인 점은 미국·영국 대학처럼 학교 전체 입학 사정을 담당하는 입학사정관이 없다는 것이다. 각 학과의 교수진과 사무직원이 학과별로 입학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학생을 선발한다. 각 학과의 특성과 본인의 적성을 잘 살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학점 따기가 어렵다던데.

A 많은 수업에서 중국 본토 출신 학생들이 최상위권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수능인 가오카오 상위 1% 안에 드는 수재들이다. 최근 중국에선 가오카오 상위권 학생들이 북경대·칭화대가 아닌 홍콩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본토 출신 학생들은 한국 유학생보다 영어가 약한 편이다. 발표·토론과 에세이 평가가 많은 수업에선 한국 유학생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일도 많다.

Q 학교 주변 환경은 어떤가.

A 홍콩대는 홍콩의 중심인 홍콩섬에 위치해 있다.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사와 금융회사가 밀집한 중심가 센트럴과 차로 10분 거리다. 세계적인 규모의 엑스포·아트페어·국제행사 등을 참관하고 견학할 기회가 많다. 반면 학교 주변은 조용한 편이다. 한국처럼 음주 문화가 강하지는 않아서 유흥시설 수는 적다. 학교 앞에 각종 편의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다. 조용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Q 최근 한인 유학생이 많이 늘었다.

A 2000년대 후반부터 유학생이 늘기 시작해 지금은 한인 유학생이 400명가량 된다. 초창기엔 경제·경영·회계·금융 등 상경대 유학생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사회과학대·인문대 유학생도 많이 늘었다. 사회과학대·인문대 유학생들은 상경대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경영학과처럼 학년별로 20~30명씩 소수정예로 운영하는 일부 특성화학과를 빼놓고는 복수전공과 전과가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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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학맥 지도

쑨원, 스탠리 호 등 아시아 정재계 인사 …
홍콩 금융가 인재 허브 역할도

홍콩대는 홍콩의 국립종합대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1877년 홍콩의과대학으로 출발해 1912년 종합대학으로 개편한 뒤 사회과학대(67년)·치과대(82년)·상경대(2001년)를 설립하며 10개 단대 65개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홍콩대의 인맥 파워는 정치·경제·사회·과학·의학계 등 전 분야에 두루 걸쳐있다. 근대 중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孫文)이 홍콩대에서 수학했고, 대부호로 알려진 스탠리 호, 홍콩의 2인자로 불리는 캐리 램 홍콩 정무사장, AI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가르리엘 렁 교수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혈액의학자로 81년 중국인으로는 최초로 영국왕립학회에 연구원으로 가입한 칸 유엣 와이, 체이스 맨하탄 은행의 아시아·태평양 회장을 맡았던 앤서니 렁, 글로벌 보험·금융회사인 AIA의 명예회장인 에드먼드 체 등도 홍콩대 출신이다. 홍콩대는 지난 1세기 동안 정치·경제·사회의 주요 인사를 배출하며 홍콩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해왔다.

 최근 홍콩대는 경제·금융 인재를 배출하며 홍콩 경제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대를 졸업한 뒤 홍콩의 한 투자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인연수(25)씨는 “홍콩대에서는 단지 이론을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항상 실물경제와 금융 흐름을 분석하는 과제가 많았다”며 “대학에서부터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덕에 홍콩대 출신은 홍콩 금융가에서 검증된 인재로 통한다”고 말했다.

 홍콩대가 홍콩 금융가로 통하는 회전문 역할을 하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한인 유학생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홍콩대 한인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민(23·경제금융학과)씨는 “홍콩대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이 커 한인 유학생도 홍콩 현지에서 취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취업하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빈번한 미국 유학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사실은 홍콩대 졸업생 취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9년 동안 홍콩대 전체 졸업생의 99.7%가 홍콩 현지에서 취업했거나 석·박사 등 학업을 더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79.1%가 홍콩 현지에서 취업했고, 18.8%가 대학원에 진학했다. 취업생의 60.5%가 무역·산업계로 진출했는데 이 중 26.6%는 경영·금융 관련 직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만 따로 봤을 때도 취업률이 높다. 지난해 유학생의 홍콩 현지 취업은 66.5%였고, 27.8%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사진 홍콩대가 배출한 유명 인사. 위부터 쑨원(정치가), 칸 유엣 와이(혈액의학자), 가르리엘 렁(홍콩대 교수), 스탠리 호(사업가), 에드먼드 체(AIA 명예회장), 캐리 램(홍콩 정무사장).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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