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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대신 클럽 비트, 사물놀이 대신 비보잉 … 젊음과 소통 나선 '아리랑'

중앙일보 2015.10.14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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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커먼그라운드에서 열린 ‘아리랑 스트리트위크’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아리랑을 보고 듣고 느끼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여기, 아리랑 커피 한 잔이요!” 직장인 박미진(25) 씨는 지난 3일 주말을 맞아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에 있는 커먼그라운드로 향했다. 최신 트렌드를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눈에 온통 아리랑으로 도배되다시피 한 커먼그라운드 전경이 들어왔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의 손엔 아리랑 커피가 들려 있었다. 또 건물 내에 울리고 있는 경쾌한 비트 속에선 현대적으로 재탄생된 아리랑 선율이 흘렀다. 지금까지 접해본 아리랑과는 분명 달랐지만 그곳의 모두가 아리랑을 즐기고 있었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
커먼그라운드서 일주일간 열려
토크 콘서트, 작곡 체험 부스 등
2030 공간서 세대 간 간극 좁혀


아리랑이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커먼그라운드에서 열린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를 통해서다. 이번 축제에서는 아리랑을 그간의 것과는 차별화했다. 지금까지 아리랑을 떠올리면 당연시됐던 전통의 색을 내려놓았다. 민요조 대신 흥겨운 클럽 비트를 입혔고, 사물놀이패가 아닌 개그맨 장동민이 아리랑을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아리랑을 모든 세대가 향유하는 문화 콘텐트로 내세우고 젊은 세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 탈바꿈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리랑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기 위해 나섰다. 광복 70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아리랑 스트리트위크가 그것이다. 2030 세대들에게 아리랑을 새롭게 각인시키고 대한민국 대표 문화 콘텐트로 인식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악이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를 반영하지 못해 젊은 세대들에게는 과거의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가 기존의 아리랑관련 행사와 선을 그은 이유이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는 철저히 2030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아리랑을 요즘 우리 문화에, 삶의 현장에 녹여내 친숙한 것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판을 새로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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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아리랑 토크 콘서트’도 성황을 이뤘다. 사진은 MC 장동민(왼쪽)과 레이디제인.

이번 사업을 총괄·기획한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 임병대 과장은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를 통해 2030 세대가 외면하고 있는 전통적인 아리랑에서 탈피하고자 했다”면서 “모든 국민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창조 콘텐트인 아리랑을 젊은 세대도 느끼고 즐기게 해 확산시키는 데 목적을 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2030 일상생활에 아리랑 접목=아리랑 스트리트위크에서는 아리랑과 관련된 전통적인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커먼그라운드 일대에 내걸린 현수막으로부터 애드벌룬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현대적 요소들이 접목됐다. 2030에 최적화시킨 브랜딩을 통해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콘텐트로서의 아리랑을 부각하겠다는 의도의 결과이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를 진행하는 장소로 커먼그라운드를 택한 것도 이런 의도에서였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컨테이너 복합 쇼핑몰인 커먼그라운드는 최신 트렌드를 접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를 통해 이곳을 찾는 젊은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리랑을 노출시킬 수 있었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리랑을 확산시켰다.

이곳이 경험과 소비, 공유가 한 번에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아리랑을 소비하는 과정은 젊은 세대들이 아리랑을 하나의 문화 콘텐트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아리랑 텀블러와 DIY 에코백, 아리랑 커피와 케이크, 스티커와 배지 등 2030 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있거나 즐기는 것들에 아리랑을 접목,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게 하며 2030에 최적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다졌다.

◆아리랑, 최신 트렌드와 만나다=기존 아리랑이 그저 듣는 콘텐트였다면 이번 축제에서는 아리랑을 직접 만들고 그 곡에 맞춰 춤추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를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아레나의 김경태 대표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를 파악해 익숙한 툴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모바일 방송, 버스킹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아리랑에 결합해 매력적인 콘텐트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행사 기간에 상시 진행된 아리랑 비트 스튜디오에서는 나만의 아리랑을 만들어냈다. 광장에 설치된 게임 부스를 통해 나만의 아리랑을 작곡하고, 이를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비트는 개인 SNS로 공유·확산되며 현대적인 아리랑 사운드의 매력을 알렸다.

또 3일 열린 아리랑 디제잉 퍼포먼스에서는 비보이제리·킹오브커넥션·왁킹어쎄신 등 DJ와 비보이가 현대적으로 재탄생된 아리랑을 배경으로 비보잉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어쿠스틱 그룹 봉미선, 싱어송라이터 김시혁 등이 참석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버스킹 공연도 열렸다. 아리랑 토크 콘서트도 성황을 이뤘다. 2일 콘서트에는 MC 장동민, 레이디제인, 뮤지션 옥상달빛이 출연해 이야기와 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를 꾸며냈다.

◆아리랑, 브랜드로 거듭나다= 아리랑은 과거와 현재의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문화 콘텐트이다. 대표적인 민요로 전국 각지에서 약 3600 곡이 전승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세계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아리랑 스트리트위크는 이 같은 아리랑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다시 각인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아리랑은 전통음악이라는 영역을 넘어 브랜드가 될 만한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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