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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메가FTA는 뭔가요

중앙일보 2015.10.14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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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관한 기사가 많습니다. TPP 타결로 ‘메가FTA(자유무역협정)’시대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메가FTA는 한중FTA, 한미FTA와 무엇이 다른가요.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여러나라 모여 자유무역협정 … 12개국 참여한 TPP가 대표적


A FTA(자유무역협정)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FTA는 나라끼리 수출입 관세 같은 무역 장벽을 없애기로 약속한 조약입니다. 국가끼리 좀 더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자는 거죠. 한국은 칠레와 처음으로 FTA를 맺었습니다. 2004년 1월에 발효된 이후 칠레산 포도나 와인을 동네 시장에서보다 싼값에 살 수 있게 됐죠. 칠레에서도 한국산 자동차나 냉장고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두 나라만의 FTA는 효과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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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FTA앞에 ‘메가(Mega)’라는 말이 붙었어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본격적으로 메가FTA 시대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메가는 ‘크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접두어입니다. 메가가 앞에 붙으면 ‘크다’, ‘키운다’ 라는 의미가 더해지죠. 이를테면 메가폰(megaphone)은 소리를 키우는 확성기입니다. 당연히 메가FTA도 일반 FTA보다는 규모가 더 크겠죠. 여러 나라가 협상에 참여해 무역 장벽을 없애는 협정을 메가FTA라고 합니다. TPP가 대표적입니다. 앞서 말한 한-칠레 FTA나 한미FTA, 한중FTA는 두 나라가 협상을 한 것이죠. 메가FTA인 TPP는 미국, 일본을 비롯해 12개 나라가 참여했습니다.

 메가FTA는 왜 생겨났을까요.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휴대전화 사용하시죠. 삼성전자가 만든 휴대전화엔 수십 개 국가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갑니다. 한 제품에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는 부품이 들어가는데 양자FTA가 효과가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세계화로 거의 모든 나라가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 데 두 나라 만이 무역을 더 쉽게 하자고 약속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가 모여 한 울타리내에서 규칙을 정하고 약속한 국가끼리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한 겁니다.

 규모가 커지니 효과도 클 수밖에 없죠.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만큼 비회원국에는 더 배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아직 TPP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TPP 지역내에서 교역 조건이 회원국보다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한국도 수출 여건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한국은 그동안 두나라간 양자FTA를 많이 맺었습니다. 한미 FTA를 통해 일본과 같은 경쟁국보다 먼저 미국 시장을 선점했죠. 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도 FTA를 타결했습니다. 한국이 ‘FTA모범국’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참여국 많은 만큼 비회원국에 배타적

 그런데 TPP가 체결되면 그간 한국이 공들여 맺은 FTA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내년부터 한국 기업은 자동차를 관세없이 수출할 수 있어요. 한미FTA에서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아직 미국과 FTA를 맺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본 자동차 기업은 미국에 자사 제품을 수출할 때 2.5%의 관세를 내야 합니다. 가격 측면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이 이익을 얻게 되죠. 그런데 TPP가 발효되면 일본 역시 자동차를 관세 없이 수출하게 됩니다. 한국 기업이 누릴 수 있는 가격효과가 사라지게 되죠.

 또 석유·화학·전자·기계와 같은 한국의 주력 산업은 여러 곳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TPP 회원국 내에서 이런 제품들을 수출할 때 비회원국인 한국보다 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협정 발효 10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7∼1.8% 증가하지만, 불참 시에는 0.1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어요. 그래서 정부도 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PP 가입이 꼭 우리나라에 좋은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미FTA나 한중FTA 체결시 농업단체가 엄청나게 반대했죠. 이번에도 그럴 겁니다. 값싼 수입 농산물이 몰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한국이 앞으로 TPP에 참여하게 되면 결국 일본과 FTA를 맺는 것과 같습니다. 일본에 시장을 개방한다는 얘기죠. 일본은 그동안 한국이 FTA를 체결한 나라와 성격이 다릅니다. 지금까지의 FTA는 한국이 제조업에서 이익을 보고 농업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였습니다. 근데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은 한국보다 강합니다. 정부가 TPP 가입을 주저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TPP 가입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다행히 아직 생각할 시간은 남아있습니다. TPP가 체결됐다고는 하지만 실제 발효는 빨라야 2017년 이후입니다. 두 나라 간 FTA는 양국만 합의하면 됩니다. 메가FTA는 다르죠. 수많은 나라가 참가하는 만큼 이해관계도 복잡합니다. 두 나라끼리 합의를 해도 다른 나라가 시비를 걸면 협상이 이뤄지긴 어렵습니다. 각국 비준 절차도 남아있습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자국 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근데 이게 빨리 이뤄질 것 같진 않았습니다. TPP를 이끌어 온 미국에서조차 비준 반대 의견이 많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도널드 트럼프 같은 미국 유력 대선 주자가 모두 TPP에 반대했습니다.

한·중·일 FTA도 주목할 만한 메가 FTA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메가FTA는 대세입니다. TPP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은 자국이 이끄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서두르려고 합니다. 한국도 여기에는 참가했습니다. 12일부터 우리나라 부산에서 10차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중·일 FTA도 주목할만한 메가 FTA입니다. 참가국은 세 나라뿐이지만 모두 경제규모가 크고 상호 교역이 활발해서 타결되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이해관계가 엇갈려서 협상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라는 초대형 메가FTA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APEC 21개국이 모두 FTAAP를 타결지으면 전 세계 GDP 56%를 차지하는 가장 큰 무역망이 탄생하게 됩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으로 실제로 타결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메가FTA는 규모가 큰 만큼 경제는 물론 정치 변수까지 얽혀있습니다. 복잡한 메가 FTA 구도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앞으로 메가FTA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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