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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삼킨 맥주 공룡 등장

중앙일보 2015.10.14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세계 맥주 시장에 공룡이 태어난다. 세계 1위 맥주 회사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2위 업체인 영국 사브(SAB)밀러를 690억파운드(약 121조원)에 인수한다고 블룸버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당 인수가는 44파운드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세계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세 번째로 큰 빅딜로 기록된다.

세계 1위 AB인베브 121조원에
2위 업체 사브밀러 인수키로

<본지 9월 18일자 B4면>

 세계 맥주 시장의 양대산맥인 두 회사가 한 몸이 되면 세계 맥주시장의 30% 가량을 장악하게 된다. 전세계에서 팔리는 맥주 3병당 한 병 꼴이 합병 회사의 제품이 되는 셈이다. AB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 그룹과 미국의 안호이저-부시가 합병한 회사로 버드와이저·스텔라·코로나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8%다. 밀러와 페로니 등의 브랜드를 가진 사브밀러는 전 세계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사브밀러는 아프리카와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맥주 소비 정체로 어려움을 겪는 맥주업계는 몸집 불리기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왔다. 그 과정에서 업체들의 짝짓기가 이어졌다. 신흥국 시장 공략을 노리는 AB인베브는 사브밀러에 러브콜을 보냈고, 4번째 시도 만에 사브밀러를 품에 안았다.

 양측은 인수에 합의했지만 아직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차지한 공룡이 탄생하는 만큼 독과점 우려가 커서다. 규제당국의 반대나 AB인베브 주주의 저항으로 인수 합의가 무산되면 AB인베브는 사브밀러에 30억파운드의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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