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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쿠바의 전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백악관 무대에 선다

중앙일보 2015.10.13 16:07
 
영상 - 1998년 7월 뉴욕카네기 홀에서 열렸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공연. ‘찬찬’

백악관이 쿠바를 ‘환영(Buena Vista)’한다. 쿠바의 전설적 재즈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이 오는 15일 미국 백악관에 초청받아 연주회를 가진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바의 음악가들이 백악관에서 연주하는 것은 반세기만의 일이다. 이들은 ‘히스패닉 유산의 달’을 기념해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다.

1930~40년대 쿠바 음악의 전성기만 해도 쿠바 출신 음악가들이 미국에서 자주 공연을 했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59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서며 사회주의를 택한 쿠바와 미국의 음악 교류는 사라졌다. 62년 핵 전쟁의 위기를 초래했던 ‘쿠바 미사일 사태’는 미국과 쿠바의 상호 적대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반세기 이상 이어졌던 미·쿠바 갈등은 올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지난 8월 54년 만에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그 결과 숨죽였던 문화 교류도 트였다. 쿠바 음악의 상징인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백악관 연주는 단절됐던 양국 문화적 감수성의 회복을 상징하는 셈이다.
 
기사 이미지

199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포스터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쿠바 아바나 동부에 있던 사교 클럽의 이름으로 ‘환영 받는 사교클럽’을 의미한다. 30~40년대 이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던 이들을 모아 96년 결성됐다. 당시 미국의 기타리스트이자 기획자인 라이 쿠더는 쿠바 음악의 전성기에 활약했던 60~80대 음악가들을 모아 앨범을 녹음했다. 이들은 이발사·구두닦기 등으로 노년을 보내다 모여 6일만에 앨범을 녹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찬찬’, ‘칸델라’ 등 대표곡을 담은 이 앨범은 700만 장이 넘게 팔렸고 그래미상을 받았다. 당시 미국 정부는 쿠더에게 쿠바 금수 조치를 어겼다며 2만 5000달러(약 2900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99년에는 독일 감독 빔 벤더스 연출의 동명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96년 첫 앨범 녹음 당시 주축 멤버였던 콤파이 세군도(보컬)와 루벤 곤잘레스(피아노), 이브라힘 페레르(보컬)는 고인이 됐고 홍일점이던 오마라 포르투온도(여ㆍ85ㆍ보컬)와 막내였던 엘리아데스 오초아(69·기타·보컬)만 남았다. 현재 세대 교체를 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세계를 돌며 고별 투어를 하고 있다. 여성 보컬 포르투온도는 아직 현역 클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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