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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복지 1496개 구조조정 한다더니 …

중앙일보 2015.10.13 02:05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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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사회부문 기자

정부가 추진했던 ‘중복 복지 구조조정’이 실제로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비 대상에 올랐던 복지사업 중에서는 ‘장수수당’(일정 연령에 도달한 노인에게 지급하는 축하금)만 폐지됐다.

지자체가 주는 ‘장수수당’만 폐지
이완구 전 총리 역점사업 흐지부지


지난 4월 이완구 당시 총리는 복지재정 효율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복·유사 복지사업을 정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사회보장위원회에서는 1496개 사업(예산액 약 1조원)이 정비 대상으로 지목됐다.

 김충환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조정과장은 12일 “각 지자체의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사업 폐지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의 의료 급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155개 지자체는 저소득층에 건보료를 지원하고 있다.

김 과장은 “지자체별 재정 상황이나 분위기가 제각각인 만큼 건보료 지원사업의 폐지 여부는 지역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복지부는 보육교사 근속수당 지급, 미취학 아동 보육료 지원 등 164개 보육사업(총 3391억원 규모)도 조정 대상에 올렸지만 야당 등의 반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정부는 각 지자체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명분으로 삼은 약 1000개의 사업도 정비하려 했지만 폐지된 것은 찾기 힘들다. 장수수당만 90개 안팎의 지자체가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방향은 옳았지만 중앙정부의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해 사회적 논란만 키우고 성과는 적었다. 사안별로 지자체와 실무 협의를 거치는 ‘조용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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