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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메르스 환자, 퇴원 9일 만에 바이러스 재검출

중앙일보 2015.10.13 02:02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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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던 국내 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한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됐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3일 퇴원한 80번 확진자(35)가 발열과 구토 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 양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11일 오전 5시30분쯤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나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선별진료소로 갔고 이날 낮 12시15분쯤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다. 이 환자는 12일 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로 예정된 메르스 종식 선언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된 예는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양성반응 보여 격리 병상에 이송
환자 접촉 가족·의료진 61명 격리
“체내 남은 바이러스 … 발병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가족,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병원 내 다른 환자와 보호자, 구급차 이송요원 등 밀접접촉자 61명을 자가격리하고 응급실 공간에 있던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68명은 능동감시 대상자(스스로 발열 감시를 하는 것)로 분류해 추적관리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환자가 메르스에 재감염된 것도 아니고, 재발한 것도 아니다”며 “바이러스의 일부 조각이 80번 환자 몸속에 계속 있다가 호흡기 상피세포의 탈락과 함께 같이 떨어져 나가 유전자 검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메르스가 재발했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살아있다가 다시 활동을 개시한 것을 말하는데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의 상태는 양성과 음성이 번갈아 나오던 퇴원 전 2개월 때와 비슷하다. 체내에 잠복해 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환자의 발열 증세도 메르스 증세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그가 악성 림프종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11일 삼성서울병원 검사에서는 결과가 애매했지만 12일 서울대병원에서 실시한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환자는 지난 6월 7일 확진받은 뒤 116일간 치료받았다. 그의 메르스 양성 기간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지금껏 보고된 환자들 가운데 가장 길다. 그는 림프종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저하됐고, 완치 전 오랜 기간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오는 상태가 계속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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