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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다산다인상’에 차 문화 개척 1세대 고세연씨

중앙일보 2015.10.13 01:13 종합 2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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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의 차 사랑을 기려 다산연구소(이사장 박석무)가 제정한 올해 다산다인상(茶山茶人賞)은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수상자인 명우(茗羽) 고세연(83·사진)씨는 심사위원단 전원이 그 공적을 인정한 한국 차 문화 개척의 1세대다. 1969년 명원 김미희 선생 문하에 입문한 뒤 50년 가까운 세월을 우리 차 정신의 복원과 전승에 바쳐왔다.

 “일본 차인들이 ‘한국에도 차가 있느냐’며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일 때, 더 열심히 연구하고 저술하며 후학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했죠. 아무 형태도 없는 맨바닥에서 찻잔을 만들고 다도를 정립하는 일이 고통스러우면서도 행복했어요.”

 고씨는 76년 다(茶)도구 일체를 제작하고 다례 교육을 재현하는 등 차 문화를 통한 ‘독립운동’을 벌였다. 89년 한국가루차협회를 창립해 전통 가루차 복원에 앞장섰고, 95년에는 성년 다례의식을 발표해 차인들을 놀라게 했다. 96년 펴낸 『차의 미학』을 시작으로 차 관련 저서 8권을 내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근 5000년을 이어져 내려온 녹차의 도도한 품위, 검박한 정신, 건강한 행복을 진정으로 느끼고 알고자 나름 역사 속의 다서를 틈틈이 정리했어요. 제 시 한 구절처럼 ‘우리 함께 어우러져, 차나 한잔 하세나’ 하는 마음입니다.”

 그는 다산 선생의 ‘다신계(茶信契)’를 한국 차 문화의 뿌리로 삼아 혼란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차를 매개로 한 예절교육을 널리 펴고 싶다고 했다. 후배 차인들에게는 “겸손하고 공손한 심신으로 차 정신을 실천하라”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고 부탁했다. 올 다산다인상 시상식은 13일 오후 7시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국악당에서 다산음악회와 함께 열린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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